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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거부할 수 없는 디지털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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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거부할 수 없는 디지털 신세계

입력
2003.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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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주 들르는 음식점이 생겼다. 전통 한국음식을 서양식으로 조리하거나 서양 음식을 한국식으로 조리하는 이른바 퓨전 레스토랑이다. 이 식당은 형식만 퓨전이 아니라 식자재와 조리방법도 퓨전인데다, 음식에 잘 어울려 먹는 즐거움을 배가 시켜준다.산업계에도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디지털 제품이 부상하고 아날로그 제품이 퇴조하는 등 산업 교체가 활발하다. 디지털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동시에 디지털 기술에 의한 산업간, 제품간 컨버전스(융합)가 본격화하고 있다. PC와 통신이 결합된 PDA(개인휴대단말기), 휴대폰과 PDA가 결합된 스마트폰이 좋은 예이다. 또한 디지털의 등장으로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던 아날로그가 디지털과 결합해 인기를 끌기도 한다.

디지털화는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기업을 생존을 건 경쟁의 장으로 내몰고 있다. 기술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에게 디지털화는 공포를 느끼게 만든다. 더욱이 디지털 기술의 특성상 기술 선도자의 표준 선점자가 과도한 로열티를 요구하는 등 장벽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후발주자는 설 자리조차도 없어질 수 있다.

디지털화는 최종 산물로 제품화되기 전까지 우리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현장의 생산과정에서는 디지털로의 전환이 더 중요한 변화이다. 생산과정의 디지털 전환은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특성으로 전혀 새로운 산출물을 만나게 해준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생산과정의 부산물들이 버려졌지만 이제 디지털 기술은 전혀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 주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전과정에 일어났던 일, 통계들이 모두 축적되어 새로운 지식의 세계를 제공해 준다.

예를 들어 전화 조사에서도 디지털 기술이 적용되면 조사원들이 전화를 걸 필요도 없고 표본추출과 집계가 수동으로 처리되지 않고 자동화된다. 거기에 더하여 응답 거절율, 통화 성공율, 거절집단의 특성 같은 아날로그 기술로는 불가능한 지식과 정보가 축적되어 새로운 지식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각각의 영역에서 디지털화의 신속한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로의 전환이라는 비전을 보고 과감한 결단, 자원의 유연한 운용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가야만 할 시점이다. 디지털화를 거부하면 낙오되는 세상이다.

이 상 경 메트릭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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