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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기력 쇠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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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기력 쇠했나

입력
2003.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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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 대통령' 앨런 그린스펀(사진) 의장이 이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위상이 날이 갈수록 손상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의 신뢰도가 '말 한마디로 미국 경제를 움직인다'는 예전 명성과 같지 않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올 들어서는 FRB 회의 내에서 불협화음이 자주 새어 나오고 전직 FRB 인사들이나 전문가들이 공공연히 FRB의 정책을 비판하더니 이제 금융시장이 FRB의 공식 경기 전망이나 통화정책의 의도를 잘못 해석하거나 아예 불신하는 등 혼란상이 잇따라 연출되고 있다.

5월 FRB 정례회의가 있기 전, 그린스펀 의장은 디플레이션 가능성과 국채 매수 의사를 내비쳤으나 정작 5월 정례회의에서는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금리는 1.25%로 동결시켰다. 그러자 시장에서는 "연방은행이 금리인하 여력을 상실했다"는 추측과 함께 "그렇다면 연방은행이 국채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FRB가 뒤늦게 6월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 인하하자 투자자들은 연방은행이 국채를 매수할 것이라는 기대를 접었고 이는 채권 급락(금리 급등)으로 이어졌다. 이후 연방은행 관리들이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이를 신뢰하지 않고 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7월 들어 그린스펀 의장은 새로운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향후 경제성장 추세가 강해지더라도 '상당 기간'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 회복세가 점차 강해지는 만큼 시장이 금리인상 및 긴축기조 전환 가능성을 염려할 수 있다는 우려로 풀이됐다. 통상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시중 자금을 거둬들인다.

하지만 최근 금리 선물 가격 움직임에 따르면 많은 투자자들은 연방은행이 성장세가 완연해지는 대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RB의 전망에 대해 시장이 신뢰를 보내고 있지 않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시장과 FRB의 커뮤니케이션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며 FRB의 모호한 태도가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물론 이제 반발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막 회복세를 타고 있는 미국 경제를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고개를 든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풀 총재는 최근 "사람들이 연방은행의 정책조치와 보도자료의 뉘앙스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예측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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