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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떠나는 여행 / 터키 Tur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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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떠나는 여행 / 터키 Turkey

입력
2003.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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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동·서양의 가교다.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어우러져 왔다. 그래서 수많은 문화 유산이 남아있다. 사람의 흔적만 있는 게 아니라 신비한 절경이 곳곳에 널려있다. 여행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쯤 찾고 싶은 나라다. 여름 석양을 배경으로 지중해의 작은 도시를 거닐면, 가슴 벅찬 여행의 희열을 느낄 것이다. 거의 12시간이 걸렸다. 터키 제1의 도시 이스탄불의 보스포러스 해협이 눈에 들어온다. 아타튀르크 공항에 내리자마자 또 비행기를 갈아탔다. 첫 행선지는 카파도키아. 자연과 문화 유산의 보고다.자연과 문화 유산의 보고 카파도키아

눈부신 아침 햇살을 뚫고 바라본 풍경은 자연의 경이,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화산 폭발로 용암이 뒤덮여지고 바람과 강물의 침식이 보태졌다. 기묘하고도 형형색색의 자연이 탄생했다. 마치 거대한 버섯의 군락을 보는 듯하다. 젤배, 아브즈라르, 소안르 등 몇 개의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요정의 굴뚝처럼 생긴 바위를 비롯해 신기한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처음 찾은 곳은 지하도시 카이마클르다. 기독교인들이 종교탄압을 피해 세웠다고 한다. 지하 8층에 1,200여개의 방이 있다. 허리를 굽히고 조그만 통로를 지나자 다른 세계가 나타난다. 어떻게 만들었을까. 방의 용도가 다양하다. 성인 둘 정도가 겨우 잠을 잘만한 침실, 가축을 길렀던 축사, 예배를 보았던 너른 강당까지…. 지하에 숨어살았던 기독교인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어른거린다.

괴레메 야외박물관이 있다. 바위를 깎아 만든 수많은 예배당이 모여있다. 바위 속에 예수와 그의 신도들을 그린 프레스코 벽화가 있다.

지중해의 낭만, 안탈리아와 케코바

안탈리아는 지중해의 휴양도시다. 은은한 바람과 바닷내음이 도시 전체의 분위기를 만든다. 해질 무렵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쌍의 연인이 거닌다. 한 폭의 그림이다. 나홀로 여행의 아쉬움을 진한 커피로 달랜다. 외롭지만 아름다운 밤이다.

케코바는 터키 여행의 하이라이트. 지진으로 가라앉은 지중해의 도시다. 물 속에 잠긴 고대 도시와 성벽, 하수시설, 목욕탕, 계단 등을 둘러본다. 옛날의 영화가 느껴진다. 지중해의 푸른 물결을 항해하며 물 속의 도시를 바라보는 기분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근처에 또다른 '자연의 기적' 파무칼레가 있다. 석회로 이루어진 산이다. 탄산가스가 빠져나간 석회찌꺼기가 계단을 이룬다. 계단마다 뜨거운 물이 웅덩이를 만들었다. 산 전체가 하얀 바위로 덮여있고 바위 사이마다 푸른 물이 고여있다. 자연의 기적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온천욕은 몸뿐 아니라 마음의 피곤함도 깨끗이 씻어준다.

고대 유적지 에페소

에페소는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문화 유적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기원전 9세기 이오니아인들에 의해 세워진 에페소는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곡절을 겪어왔다. 덕분에 수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국적인 예술품으로 치장된 셀수스 도서관, 마그네시아 문바리우스 목욕탕, 헤라클레스의 문, 하드리안 신전 등 보아야 할 것이 셀 수 없이 많다.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아르케미르 신전, 사도 바울의 교회, 성모마리아의 집은 기독교인이라면 평생 한 번은 방문해야 하는 성지이기도 하다.

동·서양의 가교 이스탄불

지방을 여행하다가 인구 1,500만의 대도시로 옮겼다. 서울과 같은 친근한 느낌을 준다. 이스탄불은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역사상 수많은 열강의 표적이었다. 동로마제국 때에는 콘스탄티노플로 불렸고, 15세기 오스만 투르크 시절 이스탄불로 이름이 바뀌었다. 로마의 비잔틴 문화와 투르크의 이슬람 유적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의 하나이다. 대충 돌아봐도 일정이 바쁘다.

6세기 동안 3개의 대륙을 통치했던 오스만 왕국의 궁전인 톱카프 궁전을 먼저 찾는다. 고스란히 남아있는 유물을 보면서 대제국의 영화를 짐작한다. 역시 세계의 불가사의로 불리는 성 소피아 박물관이 있다. 비잔틴 건축의 걸작으로 꼽힌다. 박물관의 전부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시에 도시의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인공 저수지,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운반해 왔다고 하는 336개의 돌기둥, 톱카프 궁전보다는 작지만 정교한 면에서 한 수 위인 돌마바흐체 궁전, 아직도 사원으로 쓰여지고 있는 술탄 아흐멧 사원….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차다.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따라 아름다운 이스탄불의 전경을 유람하는 맛이 하이라이트다. 그리고 이스탄불 최고의 번화가인 탁심으로 나간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터키의 맥주를 한 잔 마시며 다시 올 것을 마음 속으로 기약한다.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인에게 더욱 친절한 터키인들의 미소와 전통음식인 시시케밥의 냄새가 구수하다.

/김효중·롯데관광 이사

● 터키 여행팁

터키는 인구 약 6,700만 명의 큰 나라다. 흔히 소아시아로 알려져 있는 거대한 평원의 나라다. 90%가 회교를 믿고 있다. 수도는 앙카라이고 최대의 도시는 이스탄불.

터키의 여러가지 자랑거리 중 첫째는 음식. 터키인들은 터키 음식을 중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3대 음식이라고 자랑한다. 유럽, 페르시아, 발칸, 북부 아프리카 등의 문화를 많이 흡수해 음식 종류가 다양하고 맛도 좋다. 양고기와 쇠고기 등을 이용한 시시케밥, 되네르케밥 등이 대표적인 음식이다.

둘째는 기독교, 유대교, 회교 등 종교적 유적지이다. 성모 마리아가 생을 마쳤던 집이 터키에 있고, 노아의 방주가 걸렸다는 아란라트산도 터키에 있다. 성경의 묵시록에 나오는 7개의 교회도 모두 터키에 있다. 2,700년 전 세계 최초로 동전이 유통된 나라도 터키다.

여러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 기후가 다양하다. 지중해, 마르마라해, 에게해 지역은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이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온난하다. 아나톨리아고원의 남쪽은 겨울이 길고 여름에는 지내기가 좋다.

터키 항공이 월, 수, 토요일 일주일에 세차례 인천공항에서 출발한다. 치약, 칫솔, 면도기 등 개인 세면도구와 비상약을 챙기는 것이 좋다. 더운 지방이지만 밤이면 기온이 내려간다. 긴 옷을 하나 준비한다. 터키문화원 (02-3452-8181, www.turkey.or.kr)에서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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