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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련 "투쟁수위 어떻게"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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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련 "투쟁수위 어떻게" 고심

입력
2003.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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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화를 추진하던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이 광주 5.18 기념식장 시위에 이어 미군 사격훈련장 기습 점거 시위 때문에 궁지에 몰렸다.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한총련 내부에서도 이번 시위를 두고 평가가 엇갈려 향후 한총련 투쟁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한총련은 대외적으로 이번 시위의 정당성을 한 목소리로 항변하고 있다. 한총련은 사건 직후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군이 최근 신설한 신속기동여단 스트라이커 부대의 첫 해외 훈련지로 한국을 선택한 것은 미국의 북한 침공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전쟁을 막으려 한 학생들을 보수 진영이 폭력시위자로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총련은 이미 8월 들어 미군기지 철수와 한반도 전쟁위협 중단 등을 주요 투쟁방향으로 설정했고, 이번 점거 시위 역시 전국을 돌며 시위를 벌여온 통일선봉대 활동의 연장이라는 것. 이들은 또 "일상적인 반미 시위가 우발적으로 장갑차 점거 시위로 확대됐을 뿐, 향후 투쟁 방향이 과격하게 흐를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한총련 강·온파 간의 갈등이 표출된 사건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정부 투쟁 노선 등을 놓고 온건한 투쟁을 주장하는 '혁신'계열의 한총련 중앙집행부에 대해 강경파인 남총련과 경인총련 등 '자주'계열이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강경파는 5.18 시위 사건 이후 노무현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고, 비타협 투쟁 일변도의 전술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한총련 일부 세력은 정부의 선별 수배해제 방침에 대해서도 '한총련의 분열을 노리는 기만전술'이라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등 내부 알력이 심하다"며 "표면적인 양상은 강경파가 우발적인 시위 등을 주도, 점차 과격성을 띠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총련의 한 관계자도 "최근 미군 사격장 점거 시위는 한총련 중앙집행부도 정확한 계획을 몰라 다소 당혹해 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 놓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총련 투쟁이 보다 과격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예측도 나오고 있다. 강경파 일각에서는 진작부터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당한 주장이었던 만큼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총련 중앙집행부조차 "우리의 의도를 음모론적으로 해석하는 보수 진영의 역공세에 시달리는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한총련은 11기 신임 대의원에 대한 수배 중지와 일부 수배자 문제 해결 등의 성과를 낳은 합법화 투쟁을 포기할 수 없어 향후 투쟁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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