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크루트깔끔하게 마감질한 스릴러물로 알 파치노와 콜린 파렐의 신구 연기 대결이 불꽃을 튀긴다. 생생한 CIA 첩보원 교육 현장을 엿보는 재미와 몇 번 뒤튼 반전의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깊이는 부족하지만 오락영화로는 만족스럽다.
'아무도 믿지 말 것. 오직 자기 자신만 믿을 것' 이라는 CIA의 고참 교관 버크(알 파치노)의 교훈은 영화 '리크루트'(감독 로저 도날슨)의 주제이면서 동시에 눈치 빠른 관객을 위해 준비된 반전의 단서다. 바짝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누가 속이고 누가 속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제임스 클레이튼(콜린 파렐)은 MIT를 수석 졸업한 재원. CIA 교관이자 스카우트 담당인 버크(알 파치노)는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제임스의 아버지 이야기를 미끼로 던진다.
제임스는 CIA 지원자들을 테스트하는 팜(농장)으로 들어가 각종 첨단 무기 작동부터 거짓말 탐지기 분석, 도청에 사기술 그리고 술집에서 여자를 낚는 일까지 배운다. 버크가 시험의 난이도를 어디까지 높일지, 제임스가 어떻게 버크가 숨겨놓은 지뢰를 피해갈 수 있을지가 영화의 잔재미. 제임스가 입사 동기인 레이라(브리지트 모이나한)와 벌이는 아슬아슬한 경쟁도 흥미거리다. 알 파치노가 비정한 베테랑 교관 역을 맡아 아직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The Recruit'. 15세가.
인썸니아
'리크루트'를 구하기 어렵다면 예약을 해둔 다음 '리크루트'의 두 주인공 알 파치노와 콜린 파렐을 중심으로 괜찮은 비디오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알 파치노는 1969년 데뷔 이후 워낙 출중한 작품을 많이 남겨 선택의 폭이 넓다.
최근작으로는 '인썸니아'를 권한다. 신참 형사 힐러리 스왱크와 짝을 이뤄 지능형 성폭행범 핀치(로빈 윌리암스)를 뒤쫓는 과정이 꽤나 진진하다.
낮만 계속되는 알래스카의 백야 속에서 미궁을 헤매는 베테랑 형사 도머 역을 맡았다. '인썸니아'와 '리크루트' 두 작품에서 그의 굴곡진 형사 인생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클 것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데어데블'에서 주목 받는 신인으로 꼽히더니 '폰 부스'와 '리크루트'에서 매력적 주연급으로 부상한 콜린 파렐의 최근 행적을 살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듯하다.
특히 악역 불스아이로 나와 깊은 인상을 남겼던 '데어데블'을 권할 만하다. 유리창을 깨뜨려 유리 조각을 날려 버리는 그의 모습은 좀처럼 잊기 어려운 악당의 전형을 보여준다.
8월 중에 출시 예정인 '폰 부스'를 미리 예약하는 것도 좋겠다. 아일랜드 출신의 이 가능성 넘치는 신예가 영화마다 어떻게 변신을 해왔는지 눈 여겨 볼 만하다. 15세가.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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