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역사 속으로 떠나는 휴가법이다. 역시 준비물이 있어야 한다. '곁에 두는 세계사' 같은 연표 책과 백과사전 CD롬, 노트, 필기구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 없다면 주변의 공공도서관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우선 자기의 생년을 노트 상단에 적는다. '1968' 이렇게. 그리고 그 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연표와 역사책, 신문 축쇄본, 백과사전 CD롬 등의 도움을 얻어 찾는다. 도대체 부모들이 어떤 해에 자기를 낳았는지, 의외로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막상 해보면 꽤 재미있다. 해나가다 보면 점점 그 해가 어떤 해였는지가 분명해진다.작업이 좀더 진척되면 태어난 날에 벌어진 일도 찾아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 무렵 어떤 노래가 유행했는지, 어떤 영화가 개봉됐는지, 어떤 배우가 최고의 인기를 누렸는지도 알게 된다. 그럼 그 노래 파일이나 CD를 구해 틀어볼 수도 있다. 그 노래는 출산을 준비 중이던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흥얼거렸을 수도 있는 바로 그 노래다. 내가 태어나기 5일 전에는 닉슨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8일 전에는 울진 삼척 무장간첩 사건이 일어났고 열흘 후엔 주민등록증 제도가 시행되었다. 서울에서 전차가 사라진 것도 바로 그 달이다.
그 모든 것을 노트에 적는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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