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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물"씨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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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물"씨의 하루

입력
2003.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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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어구 중에서는 '물'을 사용한 것이 많다. 가상의 인물 '물씨'의 일기를 통해 일물에 관한 이야기들의 뜻을 돌아본다.물씨의 일기

오늘도 해가 지자마자 나는 집을 나섰다. ①물 좋다는 나이트에 가서 그 동안 모아둔 돈을 ②물 쓰듯 쓰며 멋진 밤을 보내는 거야. 화려한 조명에 멋진 그녀들! 역시 난 ③노는 물이 다르다며 즐거워했는데 이게 무슨 일? 내가 만나는 여자들만 다 ④물인 거 있지. 오늘은 완전 ⑤물먹은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날 ⑥물로보지 마! 내일이 있잖아!

① 물좋다

예전부터 어머니들은 생선을 '물 좋다', '물 안좋다'는 식으로 구분해 평가하곤 했다. '물 좋은 생선'이란 싱싱하고 탱탱하며 흠이 없다는 뜻. '잘생긴 남녀가 많이 모인다'는 뜻으로 쓰이는 '물 좋다'는 어구는 물 좋은 생선 같이 '잘 빠진' 선남선녀가 많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② 물쓰듯 쓴다

무엇을 헤프게 소비하는 것을 '물 쓰듯 쓴다'고 표현하는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이 그 동안 물을 함부로 낭비해왔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UN은 1997년 우리나라를 물부족 국가로 지정했다. 이제 이 말도 '물 쓰듯 아껴쓰다'로 바뀌어야 할것같다.

③ 노는물이 다르다

인간이 노는 곳은 사실 물이 아니라 공기다. 물에서 논다는 것은 '물좋다'라는 어구와 일맥상통하는 말로 멋진 남녀가 많이 모인 곳에서 주로 논다는 뜻. 혼자 놀 때 '노는 물이 다르다'라고 쓰지는 않는다.

④ 물이다

물은 무미건조하고 싱겁다. 잡히지 않고 투명하고 흐지부지하다. 그래서 '물이다'라는 말은 별 특징이 없어 매력 없다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다.

⑤ 물먹었다

대체로 물건은 비에 젖거나 물에 빠지면 모양이 축 처지거나 흐트러진다. 누군가에게 어이 없는 일을 당한 사람의 모습과 닮았다는 데서 예상하지 못했던 황당한 일을 당했다는 뜻으로 쓰인다.

⑥ 물로보지 마

음료수 광고의 카피로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물보다는 그것이 가지고 있는 성질을 강조한 어구. 잡히지 않고 늘 위에서 아래로 흐르며 장애물을 만나면 조용히 돌아가는 물은 지나치게 착하고 우유부단한 인간을 연상하게 한다. 선한 것이 미덕이 아닌 시대의 유감적 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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