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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 / "서머랠리"의 주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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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 / "서머랠리"의 주술성

입력
2003.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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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목마른 증시에 멋진 영어 단어가 하나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른바 'summer rally'(서머 랠리)라는 말이다. '여름 강세장' 정도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여러 가지로 헷갈리게 하는 부분이 많은 말이다.일단은 "여름이 되면 증시가 상승장을 연출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또한 그렇게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런데 실상을 보면 모든 것이 축 처진 여름에 '의외로' 나타나는 강세장을 두고 "여름에 웬 랠리?" 라는 의미의 '서머 랠리'라고 부른다고 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통계적으로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볼 때 도리어 후자의 의미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여러 조사에 의하면 국내 증시에서 7월과 8월의 수익률을 분석해본 결과 서머 랠리 현상을 뒷받침할만한 숫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더구나 장의 기조가 강세인 해의 여름에 이런 현상을 발견하기는 더 어렵다. 재미있는 것은 장의 기조가 약세인 해에는 여름장이 일년 중의 다른 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았던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나는' 모습이 여름 강세장일 수도 있다는 느낌을 준다.

'summer rally'라는 단어의 기원이 100년쯤 전에 주식이라고는 철도주 정도 밖에 없었을 때의 미국 증시에서 나온 말이라는 설은 설득력이 있다. 주로 가축과 곡물을 실어 날랐을 당시의 미국 대륙 철도가 가을 작황이 대충 판가름 나는 여름의 운송량을 보면 그 해 가을에 풍년일지 흉년일지 알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서머 랠리라는 말은 투자 전략에서 쓰는 용어가 아니라 주식 시장의 역사 용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 나라에서는 주로 추석 이후 날씨가 선선해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상반기의 결산도 끝나고 한 해의 결실을 바라다보며 실적장으로 가는 경우 특히 연말 장세가 뜨겁다는 얘기다. 일년에 한 번만 주식을 사라고 한다면 아마도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해의 가을이 될 것이다.

이번 여름에 혹시 랠리가 없다고 해도 실망할 일은 아니다. 한국 특유의 가을철 '찬바람 랠리'를 앞두고 좋은 종목을 분할 매수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일 수도 있다고 보여진다. 서머 랠리라는 말의 주술에 혹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과거 경험의 교훈이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hunter@cjcy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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