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구주류가 신당 추진 문제를 둘러싸고 막판 절충을 벌이고 있지만 구주류측이 청와대와 신주류 강경파에 대해 여전히 강한 불신을 보이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당추진모임 의장인 김원기 고문과 정대철 대표, 구주류측 정통모임 대표인 박상천 최고위원은 26일 밤 서울 한 호텔에서 만나 신당 문제를 집중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 고문과 정 대표는 이날 각 계파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신당 창당을 제의했다. 그러나 박 최고위원은 "어떤 경우든 민주당을 해체하는 신당에 반대한다"며 동의해 주지 않았다.
박 최고위원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통합신당을 할 경우 한나라당에서 탈당할 진보성향 의원들도 탈당 명분을 잃는 것 아니냐"며 "게다가 당 밖 신당합류세력이 개혁신당을 주장하고 있는데다, '노심(盧心)'도 개혁신당쪽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통합신당을 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광주 전남대 특강에서도 신당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정대철 대표는 "26일 신·구주류 좌장 회동을 통해 구주류측이 신주류에 대한 불신을 많이 해소했다"면서 "앞으로 계속 물밑 대화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주류인 이상수 사무총장과 중도파인 강운태 의원, 구주류인 장성원 의원도 27일 점심 모임에서 강 의원이 제시한 '선개혁 통합신당론'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으나 별 소득이 없었다. 강 의원은 대화가 계속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지만 장 의원은 "의견접근은 일체 없었다"고 말했다.
신·구주류의 물밑 접촉으로 분당 위기감은 한풀 수그러 들었으나 양측 모두 기세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어 전망이 반드시 밝지 만은 않다. 당장 구주류는 내달 2일 광주에서 호남지역 대의원과 당원을 총동원하는 대규모 분당반대 결의대회를 소집해 놓고 있고, 신주류는 내주부터 신당활동을 본격화하겠다고 구주류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두가 "막판 대타협을 위한 벼랑끝 전술의 측면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주말과 내주초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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