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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곡우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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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곡우전차

입력
2003.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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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차는 잎이 어릴수록 좋다고 한다. 차나무는 3월말쯤 첫순을 내밀고 4월 하순쯤에 첫순은 잎으로 피어나며 둘째 잎이 나오게 된다. 이때가 곡우(穀雨) 무렵으로 우리 차의 중흥조인 초의선사(草衣禪師)는 좋은 차는 곡우 5일 전이 상품이고 5일 후가 그 다음이라고 언명했다. 곡우 전에 따는 차를 곡우전차(穀雨前茶), 또는 우전차라고 하여 특상품으로 친다.이때부터 차잎의 크기에 따라 세작(細雀), 중작, 대작이라고 분류하여 차의 품질을 매기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실상 우리나라 차 산지의 기후나 고도 등의 환경 여건에서 곡우 전후에 따는 차는 너무 어려 차의 원만하고 깊은 맛을 내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의 차 산지보다 훨씬 따뜻한 중국 항저우의 용정차에도 우전차가 흔치 않고 제대로 된 우전차는 엄청난 고가이다. 문제는 억지로 우전차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잎이 빨리 나는 변종 나무를 심고 비닐하우스로 차나무를 덮어씌우고 비료를 주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어디선가 명전차(明前茶·청명 전에 딴 차로 청명은 4월 5일 무렵)가 있다고 누가 자랑하는 말을 들었는데 참혹하여 차마 그 어린 것을 마실 수 있을까 싶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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