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살았을까, 죽었을까? 살아 있다면 이라크에 있을까, 빠져나갔을까?후세인은 7일 바그다드 만수르 주거지 빌딩 폭격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 이 폭격은 후세인 부자를 바로 노린 미국의 '기획 공습'이었다. 이후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미국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국 BBC 방송은 16일 "후세인이 만수르 폭격 이틀 후 바그다드 시내 북쪽의 한 이슬람 사원 근처에 나타났다"는 주민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후세인은 이 자리에서 눈물 고인 표정으로 고별 인사를 하고 일행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반체제 인사인 아흐마드 찰라비 이라크국민회의(INC) 의장도 "후세인과 두 아들은 살아 있다. 후세인은 바그다드 북동쪽에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은 "후세인과 고위 지도부는 이라크에 잔류해 있으며 인접국으로 도피하지 않은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사망설도 만만치 않다.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16일 백악관 웹사이트 채팅 코너에서 "나는 그가 죽었다고 생각한다. 후세인 정권이 더 이상 이라크 국민과 미국, 그리고 동맹국들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라고 답변했다.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사령관이 최근 "후세인의 시신이 사망 장소에서 치워지지 않는 한 법의학자들이 (이미 확보한) DNA를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것은 그의 사망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한편 후세인의 이복 동생이 시리아 국경 근처에서 체포된 것과 관련, 후세인 일행의 시리아 잠입설이 떠오르고 있다. 후세인에 대해 2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어놓고 있는 미군은 시리아에서 후세인을 발견하면 전격 진입해 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후세인이 미국과 협상해 미군을 바그다드에 무혈입성케 하는 대신 목숨을 보존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은 후세인의 생사에는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후환 없는 완전한 승리를 원하는 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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