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나 상담을 할 때 어머니들이 자녀 경제교육에서 가장 고민하는 내용은 용돈 문제다.용돈의 규모에서 지급 시기, 방법, 용돈 기입장 쓰기 등 질문 내용도 아주 다양하다. 아이들의 경제 활동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용돈이고 보면 당연한 일이다.
또 아이들이 평생 함께 해야 할 '돈'을 가르치긴 해야 하는데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다 보니 용돈을 통해 교육적인 효과까지 기대하는 마음도 담겨있는 게 그 이유라고 본다.
그럴 때마다 강조하는 것은 "아이들을 용돈 기입장의 굴레에 가두지 말라"는 말이다.
용돈에 관한 한 정답은 없다. 가정의 소득 규모, 아이의 소비 습관, 용돈의 목적 등에 따라 다르다. 다른 게 당연하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언제,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용돈을 주든 자녀를 '용돈 받는 아이'에 가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때만 되면 조건없이 받는 용돈은 '독'이다. 이 독에서 벗어나는 길은 액수에 상관없이 용도에 대한 '목표'를 분명히 하게 하는 것이다. 다음에 목표 달성에 필요한 돈을 모으기 위해 수입, 소비, 저축에 대한 계획(예산)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이 계획은 본질적으로 정부와 기업의 계획과 같다는 것을 알려주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수입 계획을 짤 때 알려줄 게 'RABO'다. RABO는 지난달에 쓰고 남은 돈(R, Remain), 정기적으로 받는 돈(A. Allowance), 번 돈(B, Business), 기타 수입(O, Others)을 뜻한다. 여기서 '용돈 경제교육'의 중요한 요소가 하나 나온다. '사업'이다. 이런 말을 하면 "어린이가 무슨 사업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은행이 TV 광고에서 "어떻게 용돈을 그냥 받아요"라는 말을 하는데 '그냥 받지 않는 것'이 바로 B(비즈니스)다.
그냥 받지 않는 것을 예로 든다면 이런 식이다. 자녀들에게 에너지를 아끼게 하고, 전보다 줄어든 에너지 비용(온수, 전기, 가스 등)을 아이에게 용돈으로 준다. 에너지 절약이 돈이며, 수입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리는 더없이 좋은 교육이다.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부모들도 있다. 예를들면 이웃에 있는 저학년의 영어나 수학 지도하기, 빈병 모으기, 인터넷이나 벼룩시장을 통한 중고품 판매 등. 아이들이 용돈 기입장의 수입을 부모가 아닌 다른 곳에서 조달하며 값진 경제를 체험하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다(이들 사례는 실제로 아이들이 펴고 있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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