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투데이 포커스/외국자본 빛과 그늘
알림

투데이 포커스/외국자본 빛과 그늘

입력
2003.04.16 00:00
0 0

크레스트증권의 SK(주) 지분매입으로 SK그룹 경영권 전체가 흔들리면서, 외국자본 유입이 국민경제에 과연 '약'인지, '독'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년간 공과를 보면, 시장경제 차원에서는 '득'이 많지만,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실'이 돼버린 사례도 적지않다.시장에서는 외국인 지분이 높은 기업이 곧 지배구조가 우수하고, 우량한 기업으로 통한다. 외국계 지분이 70%인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은 "외국인 사외이사들은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요구하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며 "외국자본은 한국 지배구조개선의 일등공신"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SK(주)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크레스트가 오히려 '백기사'가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도 이 같은 맥락. 외국인 지분이 62%에 달하는 포스코는 정치적 외풍에서 벗어나 세계적 민간기업으로 정착하고 있고, 필립스가 17억달러를 투자한 LG필립스LCD는 1999년 2조원대였던 매출이 2002년 3조5,000억원대로 급증하고, 대규모 LCD공장 추가 설립 등 설비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

그러나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에 인수된 서울증권이 지난해 액면가 2,500원인 주식에 1,500원의 현금배당(배당률 60%)을 실시, 시장을 '경악'케 한 것이나, 에쓰오일이 순익의 2배가 넘는 배당을 해온 것도 바로 외국 대주주 때문이었다.

또 굿모닝증권 대주주인 H& Q 등 외국계 펀드가 50%씩 고배당을 받다가 신한증권에 지분을 매각, 원금(962억원)의 5배인 5,280억원을 챙겼듯 외국계 펀드의 수순은 '고배당→단기적 기업가치 제고→차익실현→철수'이다. 공장을 짓고 생산을 하는 '그린필드(green-field)' 투자가 아닌 이상 이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고배당으로 투자재원이 사외로 유출되고, 단기 성과주의에 따라 리스크가 있는 장기투자는 포기해야 한다.

외국자본은 선진 경영기법 전수라는 명분으로 투자를 하지만, 99년 뉴브리지캐피탈에 매각된 제일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순이익은 시중은행중 밑바닥 수준이다.

DJ정부 초기 외자개방을 주도했던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태동 금통위원은 "외국자본은 환란극복과 시장경제 정착에 큰 역할을 했다"며 "'외국자본=산타클로스'라는 지나친 기대와 인식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정책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도 크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지난 30여년동안 뼈아프게 일궈온 제조업 기반을 이런 식으로 계속 넘겨서는 안된다"며 "특히 M& A에 대해서는 국내기업에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