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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국제음악제 / 바로 이 공연이 "숨겨진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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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국제음악제 / 바로 이 공연이 "숨겨진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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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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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고향인 통영에서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가 25일 개막한다. 국제음악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빈 메타가 지휘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협연하는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4월2일 폐막 무대를 장식하고 스위스 출신의 세계 최고 오보이스트 하인츠 홀리거,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펠라 합창단, 독일 실내악단인 앙상블 모데른, 오스트리아의 후고 볼프 현악사중주단, 루마니아의 아르헤우스 앙상블 등이 풍성한 음악을 선보인다.관심은 단연 빈 필 공연에 쏠리고 있지만 입장권이 발매 7일만인 2월14일 매진돼버려 팬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을 처음 방문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실력으로는 세계 정상을 자랑하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연주단체나 연주자의 공연은 아직 표를 구할 수 있다. 가려진 보석 같은 공연 세 가지를 들어 본다.

세계 최고의 오보이스트 하인츠 홀리거

"바흐가 북스테후데의 오르간 연주를 듣기 위해 100마일을 달려왔던 것처럼 홀리거의 연주 또한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는 뉴욕타임스의 평처럼 홀리거의 연주는 한 번은 반드시 감상할 만하다. 1939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그는 베리오, 헨체, 루토슬라브스키 등 현대음악 작곡가에게 영감을 준 연주자다. 오보에 연주가 불가능해 보였던 이중음, 플래터(떠는 음)를 자유롭게 구현하고, 엄청난 순환호흡으로 '오보에의 파가니니'로 불린다.

현대곡을 자주 연주하는 이유는 그가 오보이스트가 되기 전에 현대음악의 대가이자 뉴욕필 지휘자로 유명한 불레즈에게 바젤음악원에서 작곡을 배웠기 때문이다. "클래식 작곡가들의 오보에 곡이 적어서 현대음악으로 눈을 돌렸다"는 그는 확성기를 위한 '7개의 노래' 등 전위적인 작품도 많이 남겼다. 이번에는 하피스트인 아내 우르술라와 함께 무대에 서며 홀리거는 손수 무거운 하프를 옮겨 주는 애처가로도 유명하다. 윤이상도 그에게 오보에 협주곡을 헌정했고 25일 개막 공연 때 아시아에서는 초연될 예정이다.

현대음악 연주의 정상 '앙상블 모데른'

프랑크푸르트가 본거지인 앙상블 모데른은 프랑스의 앙상블 엥테르콩탕포렝과 쌍벽을 이루는 최고의 현대음악 앙상블로 유럽에서 지명도가 높다. 최초로 한국을 방문하는 앙상블 모데른은 홀리거의 지휘로 개막공연 때 윤이상과 홀리거의 곡 등을 연주하고 26일 림, 라헨만, 리게티 등 현역 최고 작곡가와 한국 작곡가 유진선의 곡 등을 연주한다. 리게티의 '피아노 협주곡'이 하이라이트. 연주가 끝난 후에는 대만의 치앙카이섹 문화센터에서 2주 동안 공연과 강연이 예정돼 있다.

베토벤 '장엄미사' 초연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펠라 합창단

러시아 합창의 특징은 탄탄한 저음에 기반한 깊은 울림이다. 60명의 남녀단원 중 8명이 '옥타비타'라는 베이스보다 낮은 파트를 부른다. 로우 C까지 내려가는 저음 때문에 국내 합창단이 러시아 정교회 음악을 할 때는 이 파트를 빼고 부르기도 한다. 국내에 최초로 방문하는 이 합창단은 1479년 창단돼 베토벤의 '장엄미사'를 초연했고 글린카, 림스키 코르사코프 등이 지휘를 맡은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연주장인 카펠라 홀은 1889년에 지어진 아름다운 건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내한공연을 가졌던 볼쇼이 합창단이 1928년 창단돼 소비에트 시절의 창작곡을 주로 불렀다면 이들은 오랜 역사처럼 러시아 정교회 음악을 주특기로 한다.

공연 하이라이트는 30일 국내 초연되는 라흐마니노프의 '성 크리소스톰의 리투르기'(전례음악)이다. 묵직한 저음에 무반주의 합창이 아름답게 퍼지는 러시아 정교음악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공연장도 통영의 충무교회로 잡았다. 통영 공연에 참석하기 힘든 팬은 4월1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이들이 부르는 라흐마니노프의 '저녁 기도'를 들으면 좋겠다. www.timf.org (055)645―2137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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