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자와 유키치 지음·남상영, 사사가와 고이치 옮김·소화 발행·6,800원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1835∼1901·사진). 메이지(明治)시대 탈아론(脫亞論)을 주장, 일본의 근대국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상가다. 교육, 산업, 국가 조직, 철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구적이었던 그는 지금도 일본의 1만 엔짜리 지폐에 살아 있다.
그는 조선에도 영향을 미쳐 김옥균, 박영효 등 개화파를 지원하고 유길준 등 유학생을 자신이 세운 게이오(慶應)의숙에 받아들였으나, 청나라와의 전쟁을 주장하는 등 조선을 침략하는 사상적 기반을 제공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학문의 권장'은 '서양사정''문명론의 개략'과 그의 3대 저서로 꼽힌다. 1872년 초판 발행 당시 22만부가 팔려 3,500만 명의 일본인 160명 중 1명 꼴로 읽었다니 이 책의 영향력을 짐작할 만하다. 요지는 서양 열강으로부터 일본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학문을 통해 독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실학(實學)을 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학문이란 그저 어려운 글자를 알고 와카(和歌)를 즐기고 시를 짓는 등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않는 문학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것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실학이다. 편지를 쓰는 법, 장부 처리하는 법, 주판알 놓는 법 등을 배워야 한다."그는 스스로 관리로의 등용을 거부하고, 대신 학교를 세워 후진을 양성하거나 신문을 간행하는 등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삶을 살았다.
총 17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국가는 동등하다는 것' '국법의 귀중함에 대한 논함' '자신의 마음으로 타인의 몸을 억압하지 마라' '연설하는 방법을 권장하는 설'등 당시 지식인들의 관심사를 논하고 있다. 이번 번역판은 소화출판사의 일본학 총서 중 70권째이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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