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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렬의 책읽기/ "맛있는 책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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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렬의 책읽기/ "맛있는 책이 뭐예요?"

입력
2003.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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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아, 엄마하고 시장 구경 갈까?""엄마, 따라가면 먹을 거 사 줄 거죠?"엄마의 말에 1학년인 딸아이는 웃으면서 자기 속마음을 드러내 보였다. "그럼, 사주고 말고.""그러면 같이 갈게."한울이 엄마는 딸을 데리고 시장을 보러 나섰다. 가는 길에 우선 길목에 있는 책방부터 들렸다. "엄마! 시장에 가서 맛있는 것 사준다고 해 놓고 책방에는 왜 와요?""엄마가 볼 책을 고르는 동안 너도 맛있는(?) 책을 골라 봐.""맛있는 책?"

한울이는 엄마가 열심히 볼 책을 고르는 동안 고개를 연신 갸우뚱거리면서 자기도 이책 저책을 펼쳐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장에 가서 엄마한테 얻어먹을 간식 생각을 누를 수는 없었다. 참다 못한 한울이는 엄마한테로 가서 이제 그만 시장으로 가자고 졸랐다.

"시장에 가서 먹을 간식을 정했니?""엄마는! 책방에서 그걸 어떻게 골라요? 여기가 간식 가게예요?""저기 요리책이 있는 코너에 가면 간식 요리 사진과 설명이 나오는 책들이 있어. 어떤 것이 맛있게 생겼나 엄마와 함께 골라 보자."엄마는 딸과 같이 그 코너의 요리 책을 뒤져 시장에서 먹을 간식을 정한 후 나왔다.

그런 일이 있은 후부터 한울이는 엄마와 시장에 가기 전에 책방에 꼭 들러서 궁금했던 여러 동물과 식물도 만나고, 다른 나라의 친구나 옛날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도 만난다. 이제는 시장에 따라 나설 때면 으레 하는 말이 있다.

"엄마, 시장 갈 때 책방에도 들리는 거지요?"

/동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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