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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현장/ 러브호텔 35개… 초등학교는 1개뿐 월곶신도시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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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현장/ 러브호텔 35개… 초등학교는 1개뿐 월곶신도시가 부끄럽다

입력
2003.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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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에서 경기 시흥시 월곶신도시로 이사한 김모(40)씨는 아파트 베란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러브호텔의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때문에 아이들 대하기가 영 어색해졌다.김씨는 "남녀 손님이 밤낮 가리지 않고 러브호텔을 들락거려 아이들에게 베란다쪽으로는 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명색이 신도시이지 사실은 러브호텔도시"라고 말했다. 김씨는 주위 친지에게 월곶신도시에 산다고 말하기 꺼려질 정도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월곶신도시는 1997년 풍림산업이 아파트 2,560세대를 분양하고 지난해 10월 첫 입주가 이뤄지면서 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실제 입주 실적은 매우 저조하다. 입주 4개월이 지났지만 700여 세대만 전입 신고를 했다. 그나마 실거주자는 500여 세대에 불과하다. 활기가 넘쳐야 할 아파트단지는 조용하기만 하고 거리에도 외부인만 북적거릴 뿐 주민은 별로 없다. 주말인 9일에도 간간이 이사차량만 눈에 띌 뿐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걸어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뾰족지붕러브호텔이 줄지어 서있는 것이다. 유럽의 고성(古城)을 연상시키는 러브호텔이 아파트단지를 빙 둘러싸 월곶신도시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러브호텔 사이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아파트가 있는지 조차 알기 어렵다.

어둠이 다가오고 러브호텔이 하나 둘 네온사인을 밝히면 월곶은 순식간에 환락가가 된다. 술 취한 30∼50대 남녀가 부등켜 안은 채 러브호텔로 직행한다.

월곶의 한 횟집 주인은 "현재 이곳에서 영업중인 러브호텔이 35개나 되지만 주말이면 빈방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인근 월곶포구와, 건너편 소래포구에 놀러 온 중년층이 주 고객"이라고 귀띔했다. 100여곳의 횟집과 노래방에서는 술 취한 고객의 고성방가가 밤새도록 이어진다.

주민 이모(45)씨는 "아이들이 아파트단지 밖 슈퍼마켓 갈 때도 러브호텔 앞을 지나야 하는데 술 취해 흥청거리는 어른들 보고 무슨 생각 할 지 궁금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러브호텔만 해도 지긋지긋한데 대중교통은 불편하기만 하다. 현재 이곳의 대중교통편은 서울 인천 안양 시흥 등을 오가는 4개 노선의 버스가 전부다. 그나마 배차간격이 30분에서 1시간이나 돼 출근시간에 차 한대 놓치면 영락없는 지각이다.

관할 군자동사무소 관계자는 "노선을 늘리려해도 입주민이 적어 수익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버스업체가 난색을 표한다"며 "노선을 서울 등 다른 지역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시흥시 단독으로 버스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학교도 초등학교 1곳 뿐이다. 그나마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아이들은 당분간 소음 들으며 공부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생활 환경이 이처럼 열악하다 보니 입주민은 쉽게 늘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들어와 살고 있는 주민도 기회만 되면 떠나려 한다. 인근 부동산 가게마다 빨리 팔아달라는 급매물 아파트가 쏟아져 나와 있으며 수도권 웬만한 지역에 다 형성돼있는 프리미엄조차 없다.

부동산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현재 2005년 입주 예정으로 1,700세대의 2차 분양이 이뤄지고 있으나 미분양분이 30% 이상"이라며 "4차까지 분양이 끝나면 8,000여 세대 2만5,000여명으로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금 추세라면 과연 그렇게 될 지 미지수"라고 내다보았다.

시흥시 관계자는 "러브호텔이 신도시 입주 이전에 건설돼 행정관청에서 강제 철거할 수는 없다"며 "네온사인의 조도를 낮추도록 하는 등 정화 작업을 하고 있지만 영업 손실을 우려한 러브호텔과횟집 주인의 반발 때문에 강력하게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시흥시는 러브호텔 등의 규제가 쉽지 않은 만큼 대중교통편과 학교를 늘리는 등의 방법을 통해 주민을 유치할 계획이다.

/글·사진=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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