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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대한민국"의 자랑 국가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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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대한민국"의 자랑 국가인권위원회

입력
200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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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나에게 지나치게 바쁘고 무척이나 비좁은 나라였다. 내 고국인 중국의 1개 성(省)의 면적과 인구에 불과한 한국은 내 눈에는 경제적으로만 중국보다 앞서 있는 나라로 비쳐졌다. 그런데 지난해 나는 한국과 한국인을 새로운 눈으로 읽을 수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 때문이었다."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들고 싶은 세상입니다." 이 소박한 글귀들을 읽으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느꼈고, 이방인인 내게 한국이 '대한민국'으로 보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한국인과 한국에 사는 모든 외국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단체이다. '코리안 드림'의 꿈을 안고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돈을 벌어 돌아가려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하고 결국 불법체류자로 전락했을 때에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서러움을 풀어 주었다. 이처럼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사회적· 국가적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은 나의 짧은 한국어 실력으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또 한번의 사무치는 부러움으로 이방인에게 다가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설립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으나 월드컵 4강 진출보다 더 값지고 돋보이는 것으로 한국의 세계적인 위상을 높이는 데 한몫을 단단히 했다. 이미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외국 인권 단체들이 방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경험을 배우고 돌아갔다.

경제성장에 발맞춘 한국인의 의식 변화에 대해 나는 존경심을 표하고 싶다. 물론 국가인권위원회가 생겼다고 해서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외국인 차별이 일거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가 단지 도덕적인 차원이 아니라 사법적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에도 나는 '작은 한국'이 나에게 혹은 다른 이방인에게도 또 다시 부러워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추이진단 (崔金丹) 한신대 중국지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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