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가 자리잡은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3∼6층의 요즘 분위기는 착 가라앉아 있다. 의욕과 활기가 넘치던 초기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각 분과별 보고서 작성 등 인수위 활동이 막바지에 접어 든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청와대 인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청와대 주요 수석급 비서진들이 전부 외부 인사로 채워지면서 인수위원들의 소외감과 상실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청와대 입성이 당연시됐던 이종오(李鐘旿·계명대교수) 국민참여센터 본부장이 국민참여수석 인선에서 박주현(朴珠賢) 변호사에게 밀렸을 때만해도 동요와 불만이 있긴 했지만 인수위 내부의 기대감은 여전했다.
하지만 '왕수석'으로 불리는 정책기획실장에 경제관료 출신의 발탁이 유력해 지고 인사보좌관 홍보수석 대변인이 모두 외부 인사들로 채워지자 인수위 관계자들은 할 말을 잃었다. 또 20일 지급될 예정이던 2월분 월급이 11일로 앞당겨 나오자 인수위 직원들 사이에서는 "월급이냐, 전별금이냐"는 자조섞인 말까지 돌았을 정도다.
청와대 비서실의 남은 인선과 조각에서 인수위원들의 기용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으나 거론되는 인물은 몇몇에 불과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관료 출신인 김진표(金振杓) 부위원장과 김병준(金秉準) 정무분과 간사가 여전히 청와대 정책실장에 오르내리고 있고 윤영관(尹永寬) 외교안보분과 간사는 외교보좌관 발탁이 점쳐지고 있다. 이정우(李廷雨) 경제1분과 간사, 김대환(金大煥) 경제2분과 간사 허성관(許成寬)·이동걸(李東傑) 경제1분과위원은 경제 각료 추천을 받았다.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급에도 일부 전문위원이나 행정관들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그 수는 미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