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글과컴퓨터(한컴)가 대표적인 토종 소프트웨어 한글'을 포기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12일 한컴 관계자에 따르면, 신임 류한웅 사장과 배순훈 사외이사는 모두 과거에 한글 사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류 사장은 2000년 컨설팅 업체인 모니터그룹 부사장 시절 "한글 중심의 사업은 비전이 없다"는 컨설팅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또 새로 사외이사에 선임된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도 1998년 한컴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될 위기에 처했을 때 경제 논리를 내세우며 "가능성 없는 회사는 없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한글에 애착이 없는 경영진이 들어서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에 맞서 온 토종 소프트웨어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류 신임 사장측은 "한글은 한컴의 사업근간"이라며 "주위의 우려처럼 이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 처음 선보인 한글은 MS 워드에 대항해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토종 소프트웨어의 자존심을 지켜 왔으나 최근 수년간 시장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