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서정혜(41·가명)씨는 지난해 여름 백화점 세일과 관련해 두 번이나 황당한 경험을 했다. 서씨는 시어머니 칠순잔치를 앞두고 모백화점 '가격인하' 코너에서 숙녀정장을 30% 할인한 가격에 구입했다. 그런데 두 달이 지난 뒤 그 매장을 들렀는데 여전히 같은 가격으로 파는 것을 알았다.그 해 10월 백화점 정기 세일 때 남편 정장을 사주려던 서씨는 지난번 경험을 떠올리며 인파로 복잡한 세일 기간을 피해 매장을 찾았다. 그런데 전과 달리 할인행사가 끝나 정상 가격으로 파는 것이 아닌가!
소비가 침체되면서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이 정기 세일과 기획전 등 각종 할인·판촉 행사를 벌이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백화점이나 입점 업체들이 실시하는 세일의 종류가 워낙 많은 데다, 그 성격도 제 각각이어서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실제 같은 백화점 할인 행사라 하더라도 성격에 따라 구비 상품의 종류, 할인 폭, 참여 업체 등이 천차만별이다.
흔히 1, 4, 7, 10, 12월에 백화점들이 실시하는 정기 바겐세일은 가장 큰 할인 행사다.
이중에서도 1월 겨울과 7월 여름 정기 세일은 참여업체 수가 가장 많아 평소 봐 뒀던 상품을 다양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정기 바겐세일은 규모가 크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행사 기간이 끝나면 다시 가격이 원 상태로 환원 된다.
이에 비해 '가격 인하' 행사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인하된 가격으로 판다는 특징이 있다. 신상품을 정상가의 20∼30% 정도 싸게 판다는 점에서 바겐세일과 유사하지만 상품이 완전 소진될 때까지 할인 가격이 유지되기 때문에 바겐 세일처럼 구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매장에 '세일' 대신 '시즌 오프(OFF)' 또는 '마감전' 행사를 하는 매장이 있다면 한번 눈 여겨 볼만하다. 이것은 말 그대로 시즌이 거의 끝나 남은 신상품을 정상가 보다 싸게 처분하는 행사다. 이 행사를 하는 이유는 자사 제품이 상설할인매장이나 땡처리(헐값 판매) 루트로 새 나가지 않도록 재고 관리를 하겠다는 뜻이다. 주로 '폴로', '빈폴', '솔리드 옴므' 등 세일을 잘 하지 않는 고급 브랜드들이 한다. 시즌 오프 상품은 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팔지 않는다. 세일 폭은 보통 20∼40% 수준이다.
이와 유사하게 '이월 상품전'이라는 것이 있다. 주로 행사장 매대(판매용 탁자)에 펼쳐 놓고 하는 데 시즌이 지난 재고 상품을 약 50% 정도 싸게 판다.
유사한 행사로 '초특가전'이 있는 데 주로 출시된 지 2년 이상 넘은 상품을 정상가의 60∼8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를 말한다. 행사가 종료된 후에도 재고가 남으면 다음번 이월 행사에 또 나올 수 있다. 보통 중급 브랜드가 많이 한다.
신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고자 한다면 '기획 상품전'을 이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기획 상품전'은 특정 행사를 위해 생산 초기부터 가격을 맞춰 상품을 제작해 파는 행사다. 저렴한 자재와 원료를 사용해 해당 브랜드의 인기 상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유사 제품 보다 30% 이상 싸다.
'브랜드 세일'은 정기 바겐세일 시작 일주일 전에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브랜드들이 고객 선점을 위해 실시하는 할인 행사다. 이밖에 여러 품목의 상품을 단일가격으로 파는 '균일가전', 미끼 상품으로 소수만 파는 '한정 판매전', 사계절 재고 의류를 파는 '사계절 상품전', 유사 상품군을 한데 모아 파는 '그룹전' 등 다양한 기획 행사들이 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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