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단말기는 올들어 8월말까지 수출액이 54억7,800만 달러에 달하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반도체, TFT-LCD 등과 함께 한국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4, 5개 주력 수출상품 중의 하나다. 따라서 휴대폰 핵심 부품기술이 가장 큰 경쟁자인 중국에 통째로 넘어갔다는 것은 곧바로 한국 경제의 막대한 손실로 연결된다. 통신 전문가들은 이번 핵심기술 유출사건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1.5년 가량인 한국과 중국의 휴대폰 기술력 격차가 순식간에 6개월∼1년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통신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휴대폰 기술은 CDMA-2000 1갽 등 3세대 수준을 넘어서고 있지만, 중국은 2세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에나 3세대 서비스가 시작될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처럼 휴대폰 기술의 유출이 계속될 경우 기술력 격차가 1년 이내로 좁혀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휴대폰 기술의 유출로 한·중간 기술격차가 6개월 이내로 좁혀지면 연간 최소 10억달러에서 최대 30억달러까지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對) 중국 휴대폰 수출액은 8억3,051만달러이며, 연말까지는 최소 15억달러의 수출이 예상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 6월말 현재 1억7,000만명인 중국의 휴대폰 가입자가 2006년까지 4억5,000만명으로 급증할 것까지 감안하면, 중국으로의 핵심기술 유출은 매년 10억달러 이상의 중국시장 상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휴대폰은 올해 80억 달러 이상의 수출이 예상되는데 삼성, LG 등은 고가에 팔리고 있지만 중소 후발업체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저가 시장을 휩쓸고 있다"며 "중국이 특유의 저임금을 무기로 공략에 나설 경우 전체 수출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중저가 휴대폰 시장부터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벨웨이브사
이번에 문제 된 벨웨이브사는 휴대폰 관련기술을 중국에 이전하고 로열티를 받아온 기술개발 전문 벤처업체로 짧은 기간 무서운 성장세로 주목받아 왔다. 1999년 9월 설립된 뒤 지난해 CDMA 모듈 제조기술 2건을 개발해 260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으며,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무려 1,0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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