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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8강 기쁨에 취해 곳곳서 '후유증'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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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8강 기쁨에 취해 곳곳서 '후유증'속출

입력
2002.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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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휘슬은 울렸지만, 월드컵 8강 진출의 감동과 흥분의 여진은 19일에도 전국을 강타했다.직장 학교 길거리 등 곳곳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전날 밤 태극전사들이 만들어낸 감동의 역전 드라마를 화제로 올리며 이야기 꽃을 피웠고, TV 재방송을 보고 또 보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흥분과 감동의 파노라마가 3주 가까이 이어지면서 갖가지 후유증이 속출, ‘월드컵 패닉(panic)’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지각 사태 곳곳 속출

새벽녘까지 길거리 응원에 동참하고 술집 등에서 축배를 들었던 상당수 직장인들은 충혈된 눈으로 출근해야 했고, 지각 사태도 잇따랐다.

박모(38)씨는 “새벽까지 직장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집에 들어가 재방송을 보느라 지각 출근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루종일 역전 드라마가 어른거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직장인들도 속출했다. 직장인들은 모이기만 하면 감동을 되새김질 하고 8강전, 더 나아가 4강전까지 분석하는 등 모든 사고와 행동이 월드컵에 맞춰진 것처럼 보였다.

회사원 이기현(李起鉉ㆍ35)씨는 ““대~한민국” 환청이 들리는 것 같고 괜히 들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일부 업체에서는 아예 오전 시간을 공식 휴무하기도 했다.

■ 초중고는 학사일정 마비

초ㆍ중ㆍ고교도 이날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지각생들이 속출하는 것은 물론, 밤늦게까지 응원하고 TV를 시청한 탓에 상당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조는 모습이 목격됐다.

서울시내 중ㆍ고교의 경우 대부분 내주 기말고사 일정을 잡아놓았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시험을 보느냐”는 학생들의 시험 연기 요구가 이어졌다.

서울 S중 김모(32)교사는 “공부가 안되니 시험을 연기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 시험연기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소 오전 9시면 꽉 차던 대학 도서관도 이 날은 오전 내내 한산하기만 했다. 아침 일찍 도서관을 찾은 학생들도 가방만 책상 위에 두고 삼삼오오 모여 축구를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한양대 도서관에서 만난 한 학생은 “새벽까지 친구들과 축하 파티를 열었다”며 “아침 일찍 도서관에 왔지만 흥분이 가시질 않아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의 이비인후과와 약국은 전날 밤 혼신의 응원으로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 우려되는 월드컵 패닉

이처럼 전국민적 카타르시스를 불러온 월드컵이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상일(李相壹) 박사는 “자율신경이 어떤 대상에 몰두하다가 그 대상이 없어지면 허탈감과 우울증을 앓을 수 밖에 없고 그 증상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처럼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이 끝난뒤 평상시로 돌아올 때를 생각해 지금부터 다양한 취미활동을 갖고 경기결과에 매몰되기 보다 즐기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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