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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00명 울린 카사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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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00명 울린 카사노바

입력
200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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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70㎝, 몸무게 45㎏-S급. 키 165㎝, 몸무게 53㎏-B급….’모델을 시켜주겠다며 젊은 여성들에게 접근, 윤락을 강요한 혐의(공갈, 협박) 등으로 9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구속된 김모(37)씨의 수첩에 적힌 내용들이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의 꼬임에 속아 성관계를 갖거나 돈까지 뜯긴 여성이 100명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 경찰 관계자들의 혀를 차게하고 있다.

김씨의 행각은 10쪽에 달하는 주소록에 그대로 나타난다.

여성 100여명의 생년월일, 주소, 연락처는 물론 신체조건, 취향 등이 촘촘하게 적혀있고, 첫인상, 외모, 신체조건에 따라 S(슈퍼), A,B급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C급 이하는 자격미달이라는 이유로 표기조차 하지 않았다.

광고 대행사 4~5곳에서 모델 관련 업무를 했다고 주장하는 김씨에게 속아넘어간 여성들은 무명모델 또는 지망생, 여대생, 재미동포, 유학생 등. 여중생과 여고생까지 끼어 있었다.

이중 박모(22ㆍ여)씨는 1999년 10월 김씨로부터 “유명인의 눈에 띄는 곳에 가야 톱모델로 발탁된다”는 말에 속아 강남의 모 룸싸롱에 취직, 매달 수입의 30%를 김씨에게 ‘상납’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평소 얼굴에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다니는 등 20대 중ㆍ후반 정도로 보여 여성의 호감을 산 것으로 보인다”며 “여성들로부터 빼앗은 돈만도 확인된 것만 6,000여만원”이라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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