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채권단은 하이닉스 반도체를 메모리와 비메모리 부문으로 쪼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에 매각하는 ‘선(先) 구조조정-후(後) 매각’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채권단은 이 같은 구조조정계획을 관철하기 위해 6월1일부터 3조원 규모의 하이닉스 전환사채(CB)를 전액 주식으로 전환,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3일 은행ㆍ투신ㆍ리스ㆍ보험 등 12개 채권금융기관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외환은행 본점에서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하이닉스 처리방안을 공동 결의했다.
채권단은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과 실사를 통해 하이닉스를 ▦우량사업(굿 컴퍼니)과 ▦부실사업(배드 컴퍼니)으로 분할한 뒤 ‘굿 컴퍼니’ 만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경우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비메모리 부문은 청산(폐쇄)하고, 나머지만 매각을 추진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은 하이닉스 이사회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지난해 10월 확정한 채무재조정계획을 전면 철회, 강제로 채권을 회수하는 등 파산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했다.
채권단은 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3조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6월 이후 시가(時價)로 주식으로 전환, 70~75%의 하이닉스 지분을 확보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마이크론측이 부채탕감 등 잔존법인에 대한 구체적인 생존방안을 보내오면 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문호가 여전히 열려 있으므로 구조조정이 원만히 진행되면 추후 매각협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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