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방사 총기 탈취범에게 실탄을 도난 당했던 해병대 2사단에서 고참병들의 구타에 시달리던 병사가 분신자살을 기도한 사실을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해병대 사령부는 이를 보고받고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23일 국방부와 해병대 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2시10분께 경기 강화군 해병 2사단 모대대 공터에서 이모(21) 일병이 유류고에서 가져온 휘발유를 온몸에 끼얹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자살을 기도했다.
이 일병은 분신자실 기도 후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된 뒤 상태가 심각,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해병대 2사단측은 해병대사령부에 이 사건을 보고했으나 사령부는 파문이 확산될 것을 우려, 숨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심약한 성격의 이 일병이 고참들로부터 청소상태 불량 등으로 욕설과 폭행을 당하자 분신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은 규정대로 해군본부에 보고했으며, 사망사고가 아닌 치료중인 사건이어서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해병대는 현재 이 일병의 소대장을 보직 해임했으며, 구타자인 상병 2명을 구속, 조사중이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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