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기에 ‘봄햇살’이비치고 있다. 경기가 바닥다지기를 끝내고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통계청이 27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 등 실물경기와 소비자 기대지수 등 체감경기가 동시다발적으로 급속히 호전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실물경제의 거울인 증시도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달아오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지난 26일 800선을 회복한데 이어 27일에도 20포인트 가량 크게 올라 820선에 육박하는 등 1년 7개월만에 ‘증시800시대’가 다시 펼쳐지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내경기가지난해 9ㆍ11테러사태의 충격을 딛고 저점을 벗어나 내수중심의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바닥탈출 신호
바닥 탈출의 신호는 생산, 출하, 판매, 소비, 투자 등 주요 실물 경제지표들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재고율은 2000년 8월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재고조정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점.
특히 생산지수가 전년 동월대비 10.2%나 올라 2000년 10월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향후 경기회복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현재의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대비 각각 1.0포인트, 2.0%포인트 증가,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
통계청 김민경(金民卿) 경제통계국장은 “1월 산업생산은 설연휴를 앞둔 기업들의 밀어내기를 제외하더라도, 최소 5~6%대는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급격한 회복세는 아니더라도 바닥다지기 국면은 벗어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향후 경기방향 판단의 바로미터인 투자부문은 지난해 11월이후 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기계수주가 전년 동기대비 27.9%, 건설수주는 39.5%가 각각 늘어나 내수중심의 성장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1월 소비자기대지수도 106.7로 4개월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등 체감경기도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이후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단정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曺東徹) 거시경제팀장은 “일본의 엔절하가 지속될 가능성이 상존해 우리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철강, 자동차 등 주요품목의 세계무역마찰 심화, 미국의 대테러전쟁의확전 가능성등도 국내경기의 급속한 회복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시경제정책 전환 논란
경기가 내수중심의 성장탄력을 받으면서 향후 경기회복의 속도조절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재경부는 수출이 하반기 이후에나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며, 재정의 조기집행 등 현재의 경기부양기조를 상반기까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처럼 경기에 군불을 땔 필요가 없다며 ‘중립적인’ 경제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DI 관계자는 “재정을 상반기에다 써버리지 말고, 분기별로 정상적인 집행을 하고, 현재의 저금리기조도 경기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조정하는 중립적인 경제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