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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ERP'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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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ERP' 바람

입력
2002.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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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 ERP(전사적 자원관리) 바람이 불고 있다.주요 유통업체들이 동네 구멍가게와 다름없는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매출 부풀리기에 몰두하던구태를 벗고 구매, 재무, 인사, 영업관리 등의 전산시스템을 통합,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궈내고 있다.

과잉 경쟁으로 업체별 가격 정책, 마케팅 기법 등의 차별성이 사라지면서 정확한 재고관리, 정보 공유와 이에 따른 적시(適時) 대응 경영이 새로운 특화 전략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벤치마킹 대상은 인공위성까지 띄워 전 세계점포의 물류를 실시간 통제하는 미국의 세계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다.

패션 할인 백화점인 2001아울렛은 지난 해 영업이익(215억원) 신장률 65%를기록했다. 매출액은 3,700억원으로 전 년에 비해 5% 성장에 그쳤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1994년 창사 이래 최고치. 2001아울렛은 이 같은성과의 일등공신으로 2000년 11월 업계 최초로 도입한 SAP사의 ERP시스템을 꼽고 있다.

이 회사는 물류, 영업, 재무, 회계, 구매 등 부문별로 운영하던 전산시스템을 통합해상품의 위치별, 재고 상태별, 이동 유형별 정보의 실시간 확인 및 공유 체제를 구축했다. 단일 상품의 일(日) 단위 정보를 취합ㆍ분석해 상품 회전속도와 가격 변동폭까지 자동 제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품 보충 기간은 5일에서 1일, 상품 발주 소요시간은 1일당 3시간에서20분, 대금결제 소요시간은 7일에서 1일로 단축되는 등 스피드 경영이 가능해졌고 재고 손실율도 1%에서 0.5%로 뚝 떨어졌다. 2001아울렛윤여영 ERP팀장은 “하루에도 수만가지 물건이 들어오고 나가지만 손바닥 보듯 관리할 수 있어 경영상 불확실성이 깨끗이 해소됐다.”고 전했다.

롯데쇼핑은 1월 구매ㆍ재무ㆍ인사고과 시스템을 통합한 데 이어 22개월만에 개발한 새로운소매정보시스템(RIS)을 3월1일 전국 15개 백화점 점포에 구축한다. RIS는 입점 브랜드의 단품에까지 고유 번호를 부여해 브랜드별, 품목별매출을 실시간 파악하는 ERP 시스템.

롯데는 또 할인점 후발업체인 마그넷에 각 점포별, 품목별, 기간별 실시간 정보를 공유할수 있는 시스템을 지난 해 10월 도입해 ‘데이터 기준 경영’을 시도하고 있으며 올 해 오픈하는 3개 백화점과 15개 할인점에 NCR사의‘WinPOS21’이란 업그레이드 포스(POSㆍ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을 들여 놓는다. 롯데쇼핑 심천보 구매팀장은 “ERP 도입으로 인해 연간총 5,600억원에 달하는 각종 비품 구매 부문에서만 3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는 전세계 900여개 테스코 매장의 전산시스템을일원화하는 ERP 프로그램인 글로벌 코어 패키지(Global Core Package)를 올해 말 도입키로 했다. LG유통과 홈쇼핑도 올 초 태스크포스팀을구성, ERP 구축작업에 착수했다. 현대백화점도 ERP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5%를차지하는 업종”이라며 “덩치에 맞지 않는 출혈 가격 경쟁과 마케팅 기법 베끼기가 한계에 이르자 앞다퉈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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