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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작전 이름이 여론 좌우?…FT, 역대작전 상관관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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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작전 이름이 여론 좌우?…FT, 역대작전 상관관계 분석

입력
2002.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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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codenames)에도 성공과 실패가 있다.”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14일 미군이 주도한 수많은 군사 작전들 중 작전명의 수명과 이에 대한 여론은 실제 작전의 성패와 관계없이 단어의 미묘한 뉘앙스와 작명법에 좌우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1989년 파나마 침공작전 당시 ‘블루 스푼(BlueSpoonㆍ푸른 수저)’이던 작전명이 막판 ‘저스트코즈(Just Causeㆍ정당한 명분)’ 로 바뀌면서 군부 내에서 작전명에 대한 국민의 반응을 의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1차 대전 당시 독일군은 작전에 대한 보안을 작전명을 짓는데 최우선 순위로 뒀고, 2차 대전 때는미국과 영국의 군 수뇌부들이 작전명을 찾느라 영어사전을 샅샅이 뒤지기도 했으나 현대적 작명법과는 거리가 멀었다.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라운드해머(Roundhammerㆍ둥근 망치)’ 였던 원 작전명을 ‘오버로드(Overlordㆍ대군주)’ 로 직접 개명한 뒤 너무 만족했던 나머지 작전명 짓는 데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밀로 분류됐던 작전명이 처음 공개된 것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한국전에서 사용했던 ‘오퍼레이션 킬러(Operation Killerㆍ킬러 작전)’ 로, 이 작전명은 지금까지 별 뜻없이 붙여졌던 작전명에 ‘의미와 공격성’을 부여한 첫 사례가 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여러 작전명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차가왔는데, 작전명이 담고 있는 대의명분이 약해서가 아니라 지나치게 유아독존적이고 현학적인 단어가 반감을 불렀기 때문이었다.

작전 못지 않게 작전명에서도 가장 성공한 것으로는 1991년 쿠웨이트 해방 작전인 ‘데저트 스톰(Desert Stormㆍ사막의 폭풍)’ 과 1999년 알바니아 난민 구호품 배급 작전인 ‘샤이닝호프(Shining Hopeㆍ빛나는 희망)’ 가 꼽힌다.

둘 다 리듬과 운율, 발성(發聲)에서 ‘문학성’ 이 뛰어나고 의미도 강렬했다. 이후 군부 내에서는 직설적이고 생생한 의미의 형용사와 위트가 있는 명사의 결합이 적절하며 특히 뒤 명사가 동사로도 활용될 수 있을 때 결연한 행동의지의 뜻도 갖게 돼 가장 이상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면에서 보면 9ㆍ11 테러 이후 대 아프간 테러전 작전명인 ‘인듀어링 프리덤(Enduring Freedomㆍ항구적 자유)’ 은 길이나 리듬, 톤에서 실패한 이름이며 ‘프리덤링(Freedom Ringㆍ자유의 연대)’ 이 오히려 나았다는 지적이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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