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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질환…비타민E, 예방효과 탁월 녹색야채 많이 먹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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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질환…비타민E, 예방효과 탁월 녹색야채 많이 먹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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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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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게는 숨기고 싶은 질병이 몇 가지 있다.전립선 질환이 바로 그런 병이다. 콧물만 조금 흘러도 병원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유독 전립선 질환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치료를 미룬다.

심지어 성병의 일종이라고 생각해 치료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전립선 질환은 남성에게 아주 흔하게 나타나는 병이다.

덩샤오핑, 넬슨 만델라, 프랑수와 미테랑, 아놀드 파머 등 유명 인사 가운데에도 전립선암으로 고생한 사람들이 많다. 미테랑 전 프랑스대통령은 이 병으로 사망했다.

미국암학회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미국 남성에게 나타나는 암 발생률 가운데 1위이며 사망률도 폐암에 이어 2위를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전립선암 발병률이 크게 늘고 있다. 1980년대 말 한 해 150명에 불과했던 전립선암 환자가 1999년에는 그 10배가 넘는 1,560명으로 증가했다.

예전에는 65세 이상의 고령자에게 주로 발병했지만 최근에는 50대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천준 교수는 “유방암의 경우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발견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전립선암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암이 뼈까지 전이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바람에 사망률이 90%나 된다”고 말했다.

▼전립선암 원인과 증세

'중년의 불청객' 전립선암은 인종 등 유전적 요인과 남성 호르몬, 서구식 식습관 등이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붉은 살코기 등 육류 위주의 고지방 식사를 즐길 경우 더욱 잘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병이 한참 진행된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전립선암을 판정받은 사람가운데 70% 정도가 완치가 어려운 말기 환자였다. 암이 일정 단계 이상 진행된 뒤에 소변이 자주 마렵다든지하는 등의 전립선 비대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소변을 볼 때 아랫배가 묵직하면서 통증을 느끼거나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간혹 사정 시 통증을 느끼거나 정액에 피가 섞여나올 수도 있다. 또 암세포가 커져서 오줌길(요도)을 누르게 되면 소변 횟수가 늘어나고 소변을 본 뒤에도 개운치 않아 자주 화장실을 찾게 된다.

서울중앙병원 비뇨기과 김청수 교수는 “전립선암에 걸릴 경우 초기에는 전립선, 정낭, 정관을 제거하는 외과수술을 받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수술 후 10년 이상 생존율은 60~80%로 다른 암에 비해 높은 편이나 수술 뒤 생식 기능을 잃거나 성기능 장애(발기 부전), 배뇨 장애(만성 요실금) 등의 후유증이 발생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전립선암은 초기에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50세 이후에는1, 2년에 한 번씩 전립선 특이항원검사(PSA)를 받는 게 좋다.

암이 전립선과 주위 조직에만 퍼졌을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주로 하고, 암이 전립선 이외에 주위 장기와 폐, 뼈 등으로 전이된 경우에는 호르몬 요법을 많이 이용한다.

▼비타민E 전립선암 예방 효과

전립선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동물성 지방질이 많은 기름진 식단과 흡연, 과음 등을 삼가고, 전립선암의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A, D, E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녹차를 자주 마시거나, 녹황색 야채(카로틴 성분이 많은 호박, 당근, 시금치, 상추, 아스파라가스) 등과 콩류 음식을 즐겨 먹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미국국립암연구소가 55세 이상의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높은 남성 3만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전립선예방에 가장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 성분은 비타민E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E는 맥아(씨눈)나 곡물, 달걀, 식물성 기름, 잣, 콩, 호두, 시금치, 녹색 야채 등에 많이 들어 있다.

강력한 항(抗)산화 성분이 있어 정상 전립선 세포를 암세포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타민E의 섭취 효과를 높이고 세포막이나 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방지하는 셀레니엄(Selenium)도 전립선암 예방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셀레니엄은 호두, 땅콩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 또 토마토를 꾸준히 섭취할 경우 전립선암의 발생률을 35%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토마토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Lycopene)이라는 성분이 전립선암 발생을 막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최한용 교수는 “식단이 급격히 서구식으로 바뀌고 있는데 식물성 위주의 우리식 식사를 하면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 겨울철에 심해져

여성에게 요실금이 있다면 남성에게는 전립선비대증이 있다.

남성은 30대 초반부터 전립선 조직이 비대해지기 시작해 50대에서는 50%, 60대에서는 60%가 전립선비대증이 된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은 오줌길(요로)을 둘러싼 전립선이 비대해져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배뇨 후에도 시원스럽지 않다.

또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소변이 자주 마렵고 밤에도 수 차례 소변을 봐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은 성생활자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성 만족도는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비대증이 발병하는 가장 큰 원인은 기름진 육류 중심의 서구식 식단이지만, 가족력(家族歷)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전립선비대증의 배뇨 장애는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더욱 악화한다.

겨울철에는 땀으로 수분이 배출되지 않아 오줌의 양이 크게 늘어나게 마련인데, 비대해진 전립선이 이 양을 다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에는 오줌보에 소변이 꽉 차 있는데도 소변을 전혀 볼 수 없는 급성요폐(急性尿閉) 환자가 다른 계절보다 3~5배나 많이 발생한다.

일부 감기약은 전립선비대증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약 복용시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는 게 좋다.

연세대 의대 비뇨기과 홍성준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배뇨 장애 증세를 병이 아니라고 생각해 선뜻 병원을 찾지 않는다”며 “그러나 방치하면 방광결석, 요폐증 등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전립선 질환을 노환의 일종으로 생각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질병처럼 조기진단이나 예방이 가능한 만큼 적극적으로 대처하라고 강조했다.

■전립선

전립선(前立腺)은 남성에게만 있는 장기로 방광 바로 밑에 위치해 옷깃처럼 요도를 감싸고 있다.

전립선 크기는 밤이나 호두알 만한 크기이며 무게는 15~20g이다. 전립선은 정낭, 고환과 함께 남성의 생식 기능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기관이다.

주요 기능은 정액의 주요 성분인 전립선액을 생산하는 것이다.

정액의 30%를 차지하는 전립선액은 알칼리성인 정자가 질 내부의 산성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선발대'로 들어가 질 내부를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전립선액의 기능으로인해 정자가 무사히 자궁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또 전립선액은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에 양분을 공급해 튼튼하게 키우는 한편 각종 병원균이나 독성 물질이 요도를 통해 침입하지 못하도록 지키는 '수문장'역할도 한다.

따라서 전립선에 이상이 생기면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져 남성불임증이 생길 수 있다.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는 크게 전립선암,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등이 있다.

■전립선질환 잘못된 상식

▲전립선질환이나 제거는 성생활에 문제를 준다

전립선은 정액 성분의 일부를 만들어 분비하는 기능만 담당하기 때문에 전립선 질환을 앓거나 제거해도 성기능에는 별 장애가 없다.

하지만 치료과정 중에 성기능 장애가 올 수는있다. 치료방법별로 발기 장애가 생길 수 있는 비율을 보면, 약물요법은 2% 미만, 경요도 전립선 수술은 4.5%, 개복 전립선 적출술은 16% 정도다.

▲성생활이 문란하면 전립선 질환에 걸린다

카사노바도 전립선비대증에 시달렸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면 정말 전립선 질환은 여색을 밝히는 이들에게 발병률이 높을까.

유전적 인자, 체질, 영양, 동맥경화, 인종간 차이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명확히 규정되지는 않고 있다.

다만 고령자에게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남성 호르몬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19세기 전의 사람들은 너무 잦은 부부관계, 자위행위, 과도한 성욕, 방종한 생활이 전립선 비대를 유발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가설일 뿐 의학계에서는 남성 호르몬이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립선염은 여성에게 전염된다

꼭 그렇지는 않다. 세균성으로 인해 생긴 전립선염이 아니면 전염되지 않는다.

또 세균성 전립선염인 경우에는 전염이 될 수도 있지만 이 때도 적절한 치료만 받는다면 괜찮다.

▲전립선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전립선암이 된다

그렇지 않다. 전립선염과 전립선암은 근본적으로 뿌리가 다르다.

전립선염은 오줌이 거꾸로 올라가는 요관 역류 등으로 인해 생긴 염증 질환이고, 전립선암은 어떤 원인에 의해 정상 전립선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립선염이 전립선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전립선염이 불임을 초래한다

전립선염으로 불임이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특히 만성 세균성전립선염은 인체 내에서 정액이 세균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불임과는 무관하다. 전립선염 환자에게서 간혹 나타나는 불임은 전립선염 때문이 아니라 전립선 분비 기능 이상으로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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