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월드컵 입장권 2차 판매가 여전히지지부진해 월드컵조직위원회의 고민이 태산같다.9월17일 시작된 2차 입장권 판매에서총 판매량 약 39만장중 판매율은 고작 20%에 그쳤다. 1차 판매(약 50만3,000장)에서 90% 이상이 팔려나가 현재 11만석 정도를 남겨놓은일본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개막전(99.4%)과 준결승전(98.2%), 한국 예선전(78.5%)은 판매 시작부터 인기가 높았지만 3ㆍ4위전과기타 조예선전의 판매율은 8%를 넘지 못하고 있다.
판매부진의 1차적인 원인은 가격이비싸기도 하지만 인구수, 물가수준에서 일본과 큰 차이가 있음에도 국내 입장권 가격이 일본과 동일하게 고정달러 가격으로 책정돼 있는 데 있다. 최근지방 개최도시를 현장 조사한 월드컵조직위 입장권부의 한 관계자는 “지방의 체감 경기가 극도로 위축돼 더욱 판매가 부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조추첨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판매 부진의 한 원인이다. 주택은행과 우체국 등을 통한 창구판매는 이 달 31일로 끝나지만 인터넷(ticket.2002worldcupkorea.org)판매는 조추첨 이후에도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꼭 보고싶은 경기의 입장권을 구입하겠다’는 기대심리에 기대하고 있다. 입장권부의 관계자는 “12월1일조추첨식 이후 인터넷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월드컵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했던 프랑스-브라질의 컨페더레이션스컵준결승전에서 드러났 듯 ‘빅매치라고 해서 반드시 입장권 신청이 폭주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조직위는 판매촉진을 위해 단체판매허용, 패키지 판매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협의단계라 시행여부는 미지수이다. 최악의 경우 국내 미 판매량을해외판매로 전환하는 ‘극약처방’도 검토되고 있다. 국내 입장권의 수익 전액이 조직위로 귀속되기 때문에 외화를 벌 수 있다는 이점도 기대할 수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을 위한 해외입장권이 완전히 다 팔려야 하고 해외판매 대행사인 바이롬사에 총 판매액의 9.19%의 판매수수료를 지급해야하는 난점도 있다.
권해윤 입장권 판매과장은 “해외판매로 전환할 경우 상당량이 일본측에 팔릴 가능성이 높아 자칫 공동개최국으로서 대외 이미지를악화할 수 있다”며 “개최국의 권리를 상당부분 포기하는 일인 만큼 아직 시행여부를 검토할 단계가 못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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