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 언니의 삶은 참 슬프다. 해방, 전쟁, 분단의 한국 현대사에 짓밟혔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사고로 다친 다리를 절며, 배다른 동생들을 돌보고, 병든 아버지를 모시고, 꼽추와 결혼하는 등 힘겹게 세월을 헤쳐나간다.그런 가운데도 남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따스한 마음을 잃지 않는다. 고난의 역사를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착하고 강인하게 운명을 견디며,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몽실 언니의 모습은 눈물겹고 아름답다. 몽실 언니는 곧 ‘우리 민족의 언니’다.
몽실 언니를 닮은 순수하고 가난한 동화작가 권정생의 대표작이다. 몸소 겪고 만난 이웃의 이야기를 썼다.
1981년부터 잡지에 연재됐는데 인민군을 인간적으로 바라본 게 문제가 돼 군사정권의 감시를 받고 일부 내용이 잘려나가기도했다.
1984년 창작과비평사에서 출간된 후 두 차례 개정판을 찍었고 50만부 이상 팔렸다. 어린이책으로는 경이적인 기록이다. 어른들도 무척 사랑하는,한국 소설의 걸작이다. 최근 양장본이 나왔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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