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러시아 등 3대 강국의열띤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다.중국과 러시아가 16일 우호ㆍ친선ㆍ협력조약을 맺은 이후 3국은 제노바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과 아시아지역안보포럼(ARF)등에서 잇달아 접촉한 후 미국의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 담당 보좌관의 모스크바 방문과 콜린 파월 국무부장관의 베이징(北京) 방문을 통해 미사일방어(MD)체제 추진 등 주요 현안을 조율하면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러시아를 ‘와일드 카드’로 삼아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형국인 이번 외교전은3각 관계의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어 진행 방향에 따라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판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 전환점맞는 미-중 관계
파월 장관의 이번 방중은 조지 W 부시정부 출범 이후 전략적 경쟁자 관계로서 사사건건 마찰을 빚었던 갈등이 서서히 풀리는 시기와 맞물려 최고위급 인사들의 첫 상견례라는 점에서 그 결과가주목된다.
파월 장관은 28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10월 상하이(上海) 아ㆍ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루어질 양국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의제 중 핵심인 MD 체제 추진과 경제협력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중국측은 파월 장관과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이 ARF에서 회동한 후 이틀 만인 26일 스파이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중국계 미국 학자 3명을 추방하는 등 일단 양국 관계를 복원시키기 위한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파월 장관은 이에 대해 “매우기쁜 일로 생각하며 이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상승 분위기를 탈 것”이라고 밝혀 양국이 일단 정찰기 충돌과 스파이 사건 등으로 비롯된 갈등을 봉합했음을시사했다.
그러나 唐부장이 MD 추진은 아태지역의 안정을 해치고 국가간 신뢰와 협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듯이양국은 앞으로 이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합의점 찾는 미-러 관계
라이스 보좌관의 25~26일 러시아 방문에서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에대해 양국이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면서 새 전략 안보체제에 대한 협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푸틴 대통령이 22일 합의한 ‘전략공격무기와 방어무기체제에 대한 병행논의’ 원칙을 실천하기 위한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ABM 협정 문제에 대해대략적인 합의에 도달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라이스 보좌관이 26일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부 장관과 푸틴 대통령을 잇달아 만난 후 “미국과러시아는 새로운 협력의 시기에 도달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고 이바노프 장관도 “러시아와 미국은 국제 안보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방법을 추구하고 있다”고말해 회담이 순탄하게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 포스트는 25일미국이 ABM협정을 개정을 추구하지 않고 대신 러시아와 함께 협정에서 탈퇴하거나 MD추진을 허용하는 정치적 선언으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보도했다.
이에 따라 7~8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실무회의와 13~14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장관의 모스크바 방문에서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보인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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