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스테디 셀러 / 기형도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알림

스테디 셀러 / 기형도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입력
2001.06.22 00:00
0 0

‘입 속의 검은 잎’ 초판이 나온 것은 1989년 5월이다. 시인은 그보다 두 달 앞서 세상을 버렸다. 스물아홉 살이었다.문인의 요절은 당사자의삶과 글들을 신비로운 아우라로 감싸기 쉽다. 기형도의 요절도 아마 그랬으리라.

그러나 ‘입 속의 검은 잎’에서기형도라는 이름을 지우더라도 이 시집은 스스로 한국 현대시사에서 자기 방을 요구할 만하다.

그 방은 좁고 어두운방이다. 시인은 그 안에서 외롭고 무섭다. 그런데도 그는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는다. 어디서도 세상과의 불화가 해소될 수 없으리라는 예감 때문일것이다.

이 시집은 지금까지 53쇄를 찍어 20여 만 부가 나갔다. 죽음의 이미지가 그득한 표제시는 이렇게 끝난다. ‘이 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황혼,/ 내 입 속에 악착같이 매달린 검은 잎이 나는 두렵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