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된 지도부 인책론 및 당 쇄신론에 대해 여권이 9일 전방위적 진화에 나섰다. 이날 여권에서는 '인책론을 제기하는 인사들의 무책임성'이 성토될 정도로 인책론에 쐐기를 박는 분위기가 팽배했다.청와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청와대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은 "인책론이 정당하려면 사유가 분명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지금은 국면전환이나 기구 재정비 등 인책 효과를 기대할 시기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남궁 수석은 인책론을 제기한 '여의도 정담'참석자들을 겨냥, "큰 조직의 편린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고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 내가 당을 위해 무엇을 할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민심악화와 이에 따른 4ㆍ26 재ㆍ보선 패배 등으로 인책론의 주 타깃이 된 김중권(金重權) 대표와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 등은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못한 채 스스로를 방어했다.
김 대표는 전체 당직자회의에서 동지애를 유난히 강조하면서 "가까운 친구의 비난은 사기를 떨어뜨리고 단결을 저해한다"면서 "우리끼리 공격해서 뭐가 도움이 되느냐"고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박 총장은 "재ㆍ보선 결과 왜곡보고는 있을 수 없다"며 관련자료를 공개한 뒤 "어려운 때일 수록 당직자들을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측도 "인책론 자체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된다"며 혀를 찼다. '386세대' 소장파인 김성호(金成鎬)ㆍ 임종석(任鍾晳) 의원도 "인책론은 더 큰 혼란을 가져온다""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당 저변에서는 여전히 "당 대표가 과거 전력에 더해 국가보안법 및 사립학교법 등의 개정에 미온적이니까 정체성 시비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대표 재임 기간에는 대권 사심을 버리고 대표직에만 충실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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