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 지방자치 재ㆍ보선에서 여당은 한 군데에서도 이기지 못하고 참패했다. 불과 몇 군데서 치러진 제한된 선거의 결과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 할 수도 있겠으나, 집권당이 후보를 낸 모든 선거구에서 패했다는 것은 단순하게 보아 넘길 수만은 없는 일이다.더구나 자민련ㆍ민국당과 힘을 합쳐 사실상 3당 연합으로 선거에 대응한 여당으로서는 더욱 그러하다.
결론적으로, 이번 선거결과는 집권당이 민심으로부터 멀어져 있다는 객관적 징표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민주당 주요 당직자회의에서도 "민심과 정부 여당의 거리가 멀어져 있다는 것을 이번 선거로 확인했다"며 이구동성으로 '등돌린 민심'을 안타까워 했다고 들린다.
비록 선거결과이기는 하지만 여당인 민주당으로 하여금 민심의 실상을 파악토록 한 것은 천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재ㆍ보선은 민주당이 3당 연합이후 명실상부하게 '강한 여당'이 된 뒤 처음 치르는 선거였다.
그러나 의외로 '강한 여당'은 패했고, 더구나 전체 득표율에서조차 무소속에 뒤졌다. 따라서 이런 결과는 정치적 측면에서 본다면 3당 연합체제에 대한 국민의 반응, 즉 강한 여당에 대한 제동이라고 해석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들이 여당을 탐탁치 않게 볼 까닭은 여럿 있다. 경제는 침체국면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그럼에도 경제정책 관계자들은 만날 똑 같은 소리만 반복하고 있고, 의보 재정은 파탄 났으며, 대우자동차 사태는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민심을 등 돌리게 하는 이유는 이런 것 보다, 정부 여당의 자세에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정부 여당에 난국을 헤쳐 나가려는 진지한 자세, 국정쇄신의 의지가 충만해 있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번 재ㆍ보선은 경우에 따라 여당에게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여당으로 하여금 민심회복의 동기를 갖게 할 것이므로, 긴 안목에서 본다면 여당에게 플러스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당은 이번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 들일 필요가 있다. "선거결과는 정부 여당이 크게 반성하라는 뜻"이라고 밝힌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반응은 그런 의미에서 새겨 들을 만 하다.
여당은 참패에 낙담하기 보다는 오히려 심기일전의 능동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에 앞서, 어떻게 하면 국정쇄신의 면모를 보일 것인가에 대해 좀더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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