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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신탁 부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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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신탁 부도 위기

입력
2001.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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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공사잔금 838억 어음 돌려부도땐 하도급업체 800개 연쇄도산

공사대금 결제를 둘러싼 분쟁으로 정부 출자 부동산개발회사인 한국부동산신탁(이하 한부신)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삼성중공업은 16일 한부신이 발행한 838억원의 진성어음을 교환에 회부했다. 이에 따라 한부신이 17일 오후까지 이를 막지 못할 경우 부도 처리될 처지에 놓였다.

한부신이 부도날 경우 전국에 시행 중인 1만9,000가구의 아파트공사가 차질을 빚고 800여개에 이르는 하도급 중소건설업체 중 상당수가 연쇄부도 위기에 몰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부신의 아파트 중 입주 예정자는 1만2,000여가구에 이르고 있다.

◆발단은 분당터미널공사

삼성중공업은 1998년 6월 한부신으로부터 분당터미널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삼성은 이후 총 1,694억원 규모의 공사를 벌였으나 지금까지 418억원 밖에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한부신이 지급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여 99년 10월 공사를 중단하려 했으나 채권단이 파견한 경영관리단장이 '공사비를 반드시 해결해 줄 것'이라고 약속해 지난해 3월 공사를 수행해 완료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그러나 한부신과 채권단이 공사대금 지급을 계속 기피하고 있다며 15일 서울지법에 채권단을 상대로 '지급보증금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이날 진성어음을 교환에 회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부신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분당터미널의 상가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분양 차질로 불가피하게 공사대금 지불을 지연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부신이 부도처리되지 않도록 다각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상황이 어려운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국 65개 사업장 피해 예상

한부신은 정부가 효율적으로 부동산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감정원 등을 통해 출자한 기관이다. 한부신은 이미 1차부도가 세 차례 난 적이 있기 때문에 17일 부도가 날 경우 최종 부도처리된다.

한부신은 전국에 아파트, 상가 등 65개 사업장을 두고 있다. 만일 부도가 난다면 하도급 업체와 개인들의 피해액이 2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을 받지 못한 아파트 계약자 1,445명이 선수금 2,542원을 떼이는 것은 물론, 동아솔레시티(1,600가구) 영통롯데아파트(1,015가구) 등 대형 아파트단지 입주예정자들도 공사 지연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한국부동산신탁' 어떤 회사?

한국부동산신탁은 1991년 5월 한국감정원이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주업무는 토지를 위탁받아 주택, 빌딩 등으로 개발한 뒤 개발이익을 위탁자에게 돌려주는 토지신탁이다.

외환위기 이후 외부차입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제2금융권의 자금회수 증가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경영상 압박을 받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실적이 저조해지면서 99년 10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 현재 한국감정원이 28.4%, 외환은행 등 채권은행단이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다.

한부신은 98년 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275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12월28일 현대산업개발이 경기 일산 탄현지구의 아파트 공사대금 150억원의 어음지급을 요구, 이를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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