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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도 현대도 "일단은 살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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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도 현대도 "일단은 살고보자"

입력
2000.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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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줄타기를 하던 현대건설이 채권단의 '조건부 승인'으로 회생하는 것일까.“특단의 자구안이 나오지 않는 한 법정관리 처리하겠다”며 현대건설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던 정부와 채권단이 퇴출 판정일을 하루 앞두고 일단 방향을 급선회하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에 대한 채권금융기관 서면 판정에서 K은행 등 1~2개 은행만 '4등급(퇴출)' 으로 분류했을 뿐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유동성 위기가 구조적이지만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통해 회생시키기로 하는 `3등급'으로 분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같은 '조건부 회생'은 현대측이 제출할 자구안이 어떤 내용이냐에 따라 180도 뒤바뀔 수 있다.

급선회한 채권단 입장 최악의 상황(법정관리)에 대한 경고를 누차 하긴 했지만 정부나 채권단도 법정관리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국내 도급순위 1위인 현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국내 공사는 물론 해외 공사 차질과 함께 협력업체의 연쇄도산이 불가피한데다 채권단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특히 현대건설이 현대의 모회사로 상선, 중공업, 전자 등 다른 계열사에 미치는 파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채권단은 현대측이 당초 밝힌 1조6,000억원 규모의 연내 자구계획 중 6,000억원은 이미 이행됐고 나머지 1조원 중 6,000억원 가량은 실천 가능한 만큼 대주주 사재출자 등을 포함해 4,000억원에 대한 대체 자구안을 3일 오전중으로 제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일단 자구안을 승인해준 뒤 향후 채권단이 직접 나서 경영정상화를 독려하고 지배구조개선작업에도 메스를 들이대는 등 '준 은행관리체제'에 나서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기든 현대건설 현대건설도 채권단이 내건 조건을 맞추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한마디로 백기를 들고 투항하는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그룹의 실질적 오너인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미국 출장에서 돌아와 유동성 위기 극복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이 마련중인 수습 방안에는 정몽헌 회장의 사재출자,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현대자동차 지분(2.69%) 매각, 서산농장 매각 등으로 채권단이 요구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명예회장이 보유중인 자동차주식(616만주)을 팔 경우 850억원 정도를 조달할 수 있다. 정 전 명예회장은 또 현대건설 회사채 1,700억원도 이른 시일 내에 출자 전환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우선 현재 970억원 상당의 전자(1.7%) 상선(4.9 %) 상사(1.22%) 지분의 일부를 팔아 제3자 배정방식으로 현대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건설의 상선지분 23.86%중 16%(360억원 상당)도 매입해 건설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매각이냐 담보 제공이냐를 놓고 논란을 벌이던 서산농장 3,123만평에 대해 현대는 일단 '매각'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건설은 6,000억원 이상이 투입된 서산농장이 아깝기는 하지만 채권단이 원한다면 헐값에 팔 생각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공시지가의 66% 수준인 2,200억원대라도 정부나 산하 공사 등에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정부측과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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