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 원조는 당연히 우리 신문이지.”지난 달 연세대 대학신문인 `연세춘추'가 창간 65주년 행사를 한 것을 계기로 대학신문 원조 논쟁이 불 붙었다. 대학신문은 학교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말해주는데다 대학신문사간 자존심 경쟁까지 겹쳐 원조 가리기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원조임을 주장하는 대학신문은 숭실대학신문, 연세춘추, 중대신문 등 모두 세 곳.
숭실대 홍보팀 고승원(高承源) 실장은 “1912년 평양에서 타블로이드판으로 8면짜리 `숭대시보(崇大時報)'를 발간했고 25년 `숭전타임즈'로 개칭했던 사실이 당시 일간지와 학생들의 기록에 남아있다”면서 “1938년 신사참배 거부로 폐교되면서 대학신문의 역사가 잠시 끊겼지만 56년 서울캠퍼스에서 `숭실대학신문'이 복간돼 역사를 이었다”고 말했다. 대학신문 역사가 80년을 넘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연세춘추와 중대신문은 `숭대시보'의 사진이나 원본 등 증거자료가 전혀 없어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고개를 젓고 있다.
중대신문측은 “53년 제1호부터 지령을 새로 시작해 스스로 연속성을 부정한 연세춘추나 역시 56년부터 지령을 셈하고 있는 숭실대학신문이 첫 학보~m 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대신문은 제호 왼쪽 상단과 인터넷 홈페이지 안내말에 `대학신문의 효시'라는 글귀를 붙이기까지 하고 있다. 중대신문측은 지난해 발간한 `중대 80년사'에서 공개한 47년 9월1일자 첫 학보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현재 지령 1,455호인 중대신문이 1,409호인 연세춘추나 788호인 숭실대학신문에 앞선 최초의 대학신문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연세춘추측은 연전타임즈-연희타임즈-연희춘추-연세춘추 순으로 제호가 변경돼 비록 지령은 중대신문에 뒤지지만 현재 지령은 45년 연희춘추에서 시작돼 중대신문에 앞선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세춘추 시사부장 최우열(崔瑀烈ㆍ인문학부2)씨는 “1935년 9월 배대판 8면으로 창간된 `연전타임즈'가 지금까지 보관돼 있고 최초의 대학신문”이면서 “옛 동인들과 함께 매 학기 모임을 가지는 등 춘추의 정신은 여전히 하나로 맥을 잇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고려대와 이화여대 신문은 지령이 각각 1,383호(47년), 1,163호(54년)이고, 건학 600년을 자랑하는 성균관대 역시 1,276호(54년)에 그쳐 원조 경쟁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령이 1,532호로 가장 많은 서울대 대학신문은 52년 한국전쟁 와중에 통합 대학신문으로 창간된 것이어서 원조경쟁에서는 역시 한 발 물러서 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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