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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주차장'교정...본모습 찾아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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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주차장'교정...본모습 찾아나섰다

입력
2000.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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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이 주차난과의 전쟁을 선언했다.대학별로 가용 주차면보다 2~3배까지 많은 등록차량, 얌체주차로 인한 보행권 침해, 늘어만 가는 유입차량 등으로 인해 대학 당국은 물론 학생들까지 머리를 싸매고 나선 것이다.

서울대는 차량으로 넘쳐 나는 캠퍼스를 되찾기 위해 11월부터 주차요금을 받기로 했다. 교수·교직원은 월 1만원, 대학원생은 학기당 4만원을 받을 계획이다. 학부생과 일반인은 30분까지 기본요금 1,500원에 10분 초과시마다 500원씩 받게 된다. 이미 14억여원을 들여 9월1일부터 주차관제시스템 시범 운영중이다. 이 대학 유상철(兪相哲) 관리과장은 “등록차량만 가용 주차면의 2배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유료화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앞으로 셔틀버스를 늘리고 지하주차장을 만드는 등 주차 환경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94년부터 주차요금제를 실시중인 연세대도 늘어만 가는 차량 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선 10부제 운행을 권장하고 주차면을 늘리기 위해 법대 건물을 비롯해 새로 짓는 건물에는 무조건 지하주차장을 설치하고 있다. 강제 10부제 운행도 검토했으나 반대여론에 밀려 실시는 하지 못하고 있다.

고려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현재 공사중인 중앙광장에 지하주차장 999면을 만들고 있다. 10부제도 적극 검토중이고 인도나 갓길에 무단 주차한 차량에 경고장을 발부하는 등 교내 단속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걷기 편한 교정 만들기는 학교만의 몫이 아니다. 학생들의 노력도 치열하다. 성공회대 환경동아리 `오래된 미래' 는 학교측에 요청해 지난 5일 하루를 `차없는 캠퍼스'로 만들어 교내 차량 진입을 전면 통제하고 시원한 교정을 만끽했다. 동아리 회장 이현님(李賢任·유통정보학2)씨는 “좁은 캠퍼스에서 넘쳐 나는 차량으로 마음 놓고 걷기조차 힘들다”며 “고유가 시대에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차량 운행을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회대는 앞으로 매달 하루를 차 없는 날로 지정할 계획이다.

서울대 환경동아리와 총학생회도 지난 2일부터 5일간 `생태문화제'를 열고 4일 하루 `차 없는 거리' 캠페인을 벌였다. 학생들은 이날 “보행권과 맑은 교정을 되찾기 위해 차를 갖고 다니지 말자”고 호소했다.

대학 주차난 어디까지 왔나

대학의 주차난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이미 포화상태가 된 교정은 상아탑인지 주차장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서울대의 주차면은 3,800여대 분량. 하지만 대학본부에 등록된 차량만 6,700여대나 된다. 외부 차량을 포함해 매일 9,000여대가 드나드는 교정이다 보니 아침마다 캠퍼스 곳곳에서는 주차 전쟁이 벌어진다.

연세대의 등록차량은 주차면 2,500 여면의 3배가 넘는 8,000여대. 하루 진입차량은 5,000여대나 돼 인도나 갓길에 무단 주차하는 차량으로 `캠퍼스 산책'은 상상조차 못한다. ?무단주차로 하루에 단속되는 차량만 50~60대에 이른다. 이 학교 관리과 주차담당 이현창(李昌炫?36)씨는 “목적지와 먼 곳에는 주차하기를 꺼리는 경향 때문에 주차상태가 엉망인 곳이 많다”며 “학교 구성원들 스스로 올바른 주차에 신경 쓰고 셔틀버스나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려대도 주차면은 1,250면인데 등록차량만 3,500여대나 된다. 200여대를 소화해내던 대운동장 주차공간도 공사 관계로 사라져 주차난을 더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주차면 1,222면에 2,500대가 등록돼 있고 하루 평균 1,200대 정도가 진입하고 있다. 차도와 인도가 나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단 주차한 차량들이 샛길의 출구를 막아 사람이 다닐 수 없는가 하면 화초가 손상되는 일도 잦다. 본부 근처에 몰려드는 차량은 오가는 사람들을 불쾌하게 한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朴用薰?40) 대표는 “대학의 주차문제는 무분별한 자가용 이용 행태 등 잘못된 자동차 문화와 연관돼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며 “선진국 대학처럼 주차빌딩을 만들거나 교내 순환버스 운행, 교내 자전거 이용 여건 조성, 올바른 주차문화 의식 고양 캠페인 등으로 대학 주차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녹용기자ltrees@hk.co.kr 양정대기자tor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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