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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금융산업 이렇게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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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금융산업 이렇게 살리자

입력
2000.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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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금융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시급한 과제는 어떻게 하면 자생력과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지난 2년 반동안은 정부가 나서서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을 이끌어 왔으나 이제 와서 100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유용하게, 그리고 금융산업의 자생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쓰였는 지에 대해서 논란이 많다. 일부 금융기관은 공적자금 지원으로 오히려 책임의식만 약해지고 정부 의존성만 높아져 부실이 더 누적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살려내려면 금융산업내 가능한 한 ‘시장원리’가 엄격히 작동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향후 금융구조조정에 있어서는 더 이상 잘못하는 금융기관이 정부의 도움을 더 받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공적자금의 사용은 진정으로 소생 가능성이 없는 기관의 예금을 대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정하되 공적자금 수혜기관은 반드시 청산 혹은 청산에 준하는 구조조정을 하도록 하는 엄격한 자기책임의 시장원리를 따르도록 해야 한다.

부실한 기관을 소생시키기 위한 지원은,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오히려 부실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는 것이 경제학의 가르침이다.

다음으로 정부는 금융기관들이 각자 생존경쟁에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나서도록 유도하는 각종 제도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지급한도 상향조정 여부가 논의중에 있는 예금 부분지급제도를 계획대로 내년부터 시행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은행마다 그 건전성에 따라 예금보험공사에 납부하는 예금보험요율을 차등화하는 보험요율 차등화 제도도 빨리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부에서는 이런 제도의 도입이 지나치게 금융산업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반대의 논리도 제기하고 있지만, 금융기관을 안주할 수 있도록 하면서 과감한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부르짖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이미 시장은 모든 금융기관을 차별화하고 있는데 정부만 이를 모른척한다고 해서 시장이 조용해질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이러한 제도의 도입을 통해 금융산업이 자생적으로 구조조정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만이 관치금융 논란을 불식하고 구조조정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길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금융구조조정 정책은 엄격히 시장원리에 따르되 대상을 국부화(局部化)하여 구조조정의 유효성을 높이면서 구조조정에 따른 피로를 완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동안의 접근방법은 모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일시에 전부 건전한 은행으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정책이었다. 이에 따라 모든 금융기관이 전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속에 휘말리게 되고 소위 구조조정 피로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설령 우리 금융산업이 3류라 해서 모든 은행이 다 문제일 수도, 그리고 모두 심각한 구조조정 대상이 될 필요도 없지만, 이들을 다 독려해서 모두 같이 일류로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 금융산업이 문제가 있다하더라도 여기에는 반드시 잘하는, 그리고 못하는 금융기관이 있게 마련이다.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의 압력은 반드시 가장 못하는 금융기관에 집중되는 법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이 원칙에 충실하여야 시장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금융기관들을 엄격히 차별화하여 상위은행은 각자 제 갈 길을 가도록 자유를 주고, 정말로 문제있는 은행에게만 구조조정 압력을 집중시키는 구조조정 압력의 국부화 전략만이 자발적 구조조정을 유도하면서도 구조조정 피로를 최소화하는 길이 될 것이다.

결국 정부의 금융구조조정 정책은 이상과 같이 시장의 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 나가야만 관치금융의 논란을 불식하면서도 정책의 유효성은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좌승희_한국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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