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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호, 감독으로 '새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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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호, 감독으로 '새출발'

입력
2000.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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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80년대 중반 최고스타 최순호(38)가 6일 목동운동장(부천_포항전)서 지도자로 데뷔한다. 큰 키에 뛰어난 발재간, 헤딩력과 슈팅까지 갖춰 80년대 가장 많은 팬을 갖고 있던 스타인 그는 1일 포항축구단의 감독대행을 맡아 마침내 벤치에 앉는다.86멕시코 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그림같은 터닝슛으로 세계 축구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그러나 선수시절 감독들과 잦은 마찰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 따라서 ‘감독 최순호’에 대한 축구계의 눈초리는 심상치만은 않다.

포항 2군감독으로 사령탑예행 연습을 해왔던 그가 감독대행 선임을 처음 통보받은 것은 지난 달 31일 오후 6시 30분. 하지만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고 한다.

줄곧 팀이 부진해도 박성화감독이 중간에 물러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해왔기때문. 아마시절을 포함 포항축구단 28년 역사에서 감독이 중도퇴진한 것은 박성화 감독이 처음. 그래서 감독대행직을 선뜻 받아들일수 없었던 것이다.

밤새 잠을 못 이뤘다. 다음 날(1일) 오전 9시30분 최순호감독은 선수들과 첫 공식적인 상견례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가 선수들에게 강조한 것은 책임론과 주인의식이었다. “팀이 잘못 돌아가는 데에는 감독 코치 선수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물론 감독이 도의적인 책임을 진다. 무엇보다 팀의 주인인 여러분들이 최선을 다할 때 팀은 살아날 것이다.”

현역 시절 최순호감독은 감독들과 자주 충돌했다. 포지션과 역할에 대한 견해 차이가 주된 이유였다. 소신이 강하다는 긍정적인 시각과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포항에서 안양 LG로, 그리고 다시 포항으로 옮겨다닌 그의 이력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은퇴한 지 10년이 다 되가는 지금 최순호감독은 그때를 이렇게 회상한다.

“힘들게 운동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색깔이 지나치게 뚜렷한 감독들을 만난 탓도 있을 것이다. 선수들이 원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그 시절에는 부드러움과 강함의 조화가 아쉬웠다”.

최순호감독이 감독들과의 마찰을 통해 체득한 지론이 한 가지 있다. 공격수는 나이대별로 임무를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24세 이전에는 스트라이커, 28세까지는 미드필더 그리고 그 이후에는 스위퍼 또는 리베로를 맡아야 한다는 역할론이다.

포항은 2일 현재 9승9패(승점 15점)로 8위에 올라 있다. 최순호감독은 포항의 승률을 5할로 끌어올리는 것을 1차 목표로 정했다. 그가 지적하는 포항의 부진원인은 지난 5년간 스카우트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 탓만 하지는 않겠다고 한다.

포항은 지난 18경기에서 20득점 24실점을 했다. 수비는 어느정도 안정이 돼 있지만 공격력은 보완이 필요하다. 따라서 최감독은 수비수들의 공격가담을 높이는 쪽으로 전술을 짜고 있다. 6일 목동경기는 선수로서 감독과 가끔 불화를 일으켰던 최순호가 감독으로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되는 무대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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