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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이후 은행 앞날은/'제2금융빅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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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이후 은행 앞날은/'제2금융빅뱅' 초읽기

입력
2000.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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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가혹한 선택이 시작됐다.’11일 금융노조의 파업진군을 저지했던 시장의 차가운 눈길은 향후 금융구조조정과정에서도 절대적 ‘강제력’으로 등장할 태세다.

정부는 당초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을 금융지주회사의 ‘핵우산’아래 묶은 후 부실을 정리해 정상화하고 다른 은행들은 상호 짝짓기를 통해 몸집을 키워 우량은행화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노사협상을 계기로 이같은 ‘정부의 강제’가 있던 자리에 ‘시장의 강제’가 들어서게 됐다.

우선 내년 1월로 예정된 예금부분보장제를 앞두고 가뜩이나 불안을 느꼈던 ‘큰손’들이 파업사태를 계기로 우량은행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그 결과 부실이 더욱 심화될 일부 은행은 종금사처럼 업무정지 명령을 받고 퇴출되거나 다른 은행으로 흡수될 수밖에 없다.

금융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이번 파업이 금융구조조정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기관 고객들은 한번 돈을 옮기면 그 은행과 다시 거래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파업을 앞두고 유동성을 옮겼던 기관들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빛·조흥·외환은행의 앞날이다. 기업금융의 70%를 차지하고 규모면에서도 막강한 ‘공적자금 3인방’의 향후 생존여부는 우리 금융계의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외환은행이 파업 첫날 직장복귀를 결정한 것도 이런 부담을 의식한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들 은행이 총파업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 시장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이 경우 정부에 금융지주회사 방식을 통한 통합을 요청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먼저 파업 불참을 선언했던 신한·하나·한미은행 등은 국민·주택은행 등과 흡수·합병(M&A)을 통해 초대형 은행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총파업에 참여키로 했던 일부 지방은행 가운데 1~2개 은행은 흡수·합병되면서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윤여봉(尹汝奉)시장총괄팀장은 “은행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위기를 하루만에 넘겼으나 일부 부실은행은 이제 시장의 심판을 기다리게 됐다”며 “이들은 이제 스스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타 은행과의 제휴를 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의한 제2의 금융빅뱅’이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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