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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타협의 '마지막 비상구'…한광옥 청와대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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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타협의 '마지막 비상구'…한광옥 청와대비서실장

입력
2000.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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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조차 안 보이는 국면에서도 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이 나서면 문이 열리더라”“대화와 타협의 연금술사다”이한동(李漢東)총리 지명 과정에서 한실장이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마음을 돌린 것을 두고 여권내에서 나온 평가들이다.

실제 한실장은 김명예총재 외에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대립의 각에 서있던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총재가 대화의 장에 나오는데 막후 역할을 해냈다.

내각제 연기 때 여권을 이탈했던 김용환(金龍煥)한국신당 중앙집행위의장을 관계복원의 틀로 끌어들인 사람도 한실장이었다. 지난 대선때 DJP합의를 도출하고 집권 직후 노사정위를 원만하게 이끄는 등 그가 있는 곳에는 상생(相生)의 흐름이 어김없이 조성된다.

막힌 국면을 뚫는 비법에 대해 한실장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청와대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은 “진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에서 한 말과 뒤에서 한 행동이 다르지않기 때문에 누구든 그를 믿고 속마음을 열며 이 과정에서 매듭들이 풀린다는 것이다. 한실장 자신은 “내가 좀 참는 편이지”라며 “역지사지(易之思之)하면 이해못할 일, 풀리지 않을 일이 없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한실장은 언론에는 인기가 없는 편이다. ‘3중 지퍼’라는 별명처럼 그는 중요한 정보를 흘리는 법이 없다.

자신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경우도 없다. 그래서 한실장에게서는 화려한 이미지나 대중성이 별로 엿보이지 않고 어찌보면 우직한 느낌마저 준다. 그러나 불신이 횡행하는 지금의 정치판에서 ‘우직한 진실’이 오히려 절실하다는 게 그를 접한 이들의 공통된 언급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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