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실력자 권노갑(權魯甲)고문이 이르면 주말께 광주를 찾는다고 한다. 무소속 돌풍에 고전하는 민주당 공천자들의 요청때문이다. 맹위를 떨치고 있는 몇몇 친여(親與) 무소속 인사들에 대한 견제 내지는 진무(鎭撫)가 방문 목적이 아닌가 생각된다.권 고문은 이미 수도권에서 당소속 무소속 출마자들을 속속 주저앉혀 저승사자라는 닉 네임을 얻은바 있다. 그의 방문이 수도권에서 처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권 고문은 일찌감치 ‘대통령의 통치권 행사에 도움이 된다면…’하고 불출마를 선언,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였다. 일상에서도 입버릇처럼 “내가 죽은 후 비문에 ‘김대중선생의 비서’였다는 사실만 명기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했을 정도로 자타가 인정하는 ‘골수DJ맨’이다.
자신의 이런 생각과 위상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저승사자 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듯 하다.
■그러나 그의 광주행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유는 그의 광주행이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없애려면 호남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현지정서에 반하기 때문이다. 이들 유력 친여 무소속 출마자 모두는 합창하듯 ‘당선되면 선생님 품으로…’라고 민주당 입당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굳이 유권자들의 판단 몫이 분명한 일에 까지 그가 나설 필요가 있을까.
■텃밭에서 고전중인 민주당 후보는 대체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다. 예컨대 모든 시민단체가 공천부적격자로 지정한 전관왕(全冠王)이 있는가 하면, 건전한 민주의정을 위해 ‘제발 목소리 큰 이 사람만은…’하고 배척된 인사도 있다.
이들이 유권자들로 부터 홀대받는 이유는 민주당 공천이 잘못됐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DJ가 막대기를 꽂아도…”하는 호남독식 비아냥거림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호남권 친여 무소속 인사들에 대한 주저앉히기는 중지돼야 마땅하다. 우리 속담에도 있듯이 ‘내버린 자식이 효자되는 경우’도 많지 않은가.
/노진환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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