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가 개혁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럽 최대 증시인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가 15일 공개법인으로 전환, LSE의 주식거래를 허용키로 했는가 하면, LSE를 비롯한 유럽내 8개 주요 증시의 통합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LSE가 발표한 공개법인으로의 전환은 200년동안 지속된 회원제 운영방식에서 탈피, 유한책임회사(limited company)가 거래소를 운영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LSE를 공동 소유·운영해왔던 298개 중개업체·기관투자가들은 시가총액이 3억파운드(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LSE의 주주로서 지분에 참여하게 됐다.
이날 임시총회 성명에 따르면 LSE 주주들은 4월말이나 5월초부터 카제노브 증권중개사를 통해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되며, 동일인 소유지분 한도기준에 따라 4.9%까지 소유할 수 있다.298개 주주들은 이에 따라 각각 10만주씩을 배정받게 됐다.
LSE의 공개법인화가 당장 기업상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LSE측은 “모든 문제는 주주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존 켐프윌치 회장은 이날 결정에 대해 “효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며 유럽증시 통합작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간 증시 통합 움직임도 활발하다.
1998년 7월 런던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간 증시통합이 발표되면서 급속히 진행된 유럽증시통합 작업은 지난해 5월 런던, 프랑크푸르트를 비롯, 암스테르담, 브뤼셀, 파리, 마드리드, 밀라노, 취리히 등 유럽 주요 8개 증권거래소가 통합 협정에 합의하면서 구체화했다.
“파리, 암스테르담, 브뤼셀 등 3개 증권거래소를 통합하기 위한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보고 있다”는 이날 디디에 레인더스 벨기에 재무장관의 발언은 이같은 증시 통합의 전단계로 해석되고 있다.
레인더스 장관은 또 “합병은 여러 가능성중 하나이며 제휴 가능성도 있다”고 밝혀 각 국가간 기술적,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파리증권거래소도 이같은 협력협상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만약 이들 3개 거래소가 합병할 경우 유럽 대륙에서는 첫 국가간 증권거래소로 탄생하게 된다.
독일 증권거래소도 LSE와 같이 민간회사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 주도의 세계증시에 맞서려는 유럽증시의 ‘몸집 불리기’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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