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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열전](13) 박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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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열전](13) 박미선

입력
2000.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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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열전]MC·연기자로도 발군의 기량

『남편이 먼저 「코미디언 열전」에 나가야하는데… 한국에 없어서…』 9일 오후 MBC 「사랑의 스튜디오」 녹화 현장에서 만난 박미선(33)은 남편을 먼저 챙겼다. SBS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 MBC 「사랑의 스튜디오」 KBS 「시사터치 코미디파일」 등 코미디언 중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맡아 인기 고공행진중인 박미선. 그녀는 늘 동료 개그맨이자 남편인 이봉원(37)을 앞세운다.

1989년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의 한 코너 「별난 여자」 에서 스탠딩 개그(혼자 서서 하는 개그)를 하는 낯선 여자가 있었다. 이전까지 스탠딩 개그는 남자 코미디언의 전유물이었다. 바로 88년 「제 2회 MBC 개그맨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받고 막 데뷔한 박미선이다. 대성공이었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으면서 천연덕스럽게 말로 웃기는 것이 일품이었다. 이 코너로 MBC 연기대상 코미디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이후 개그 우먼으로서 탄탄대로를 걸으며 인기를 더해갔다. 『운이 좋은가 봐요. 스탠딩 개그가 꽃을 피우던 때 코너를 맡았고 전통 콩트 코미디가 무너지고 시트콤이 인기를 얻을 때 「순풍 산부인과」에 투입됐으니까요』

그녀의 꿈은 좀 엉뚱한 데 있었다. 특수 분장사가 꿈이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에서 분장을 공부하던 중 『상금에 눈이 어두워』 개그 콘테스트에 나간 게 오늘의 박미선의 탄생 계기다. MBC 전속기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KBS SBS에서 스카웃 손길을 뻗쳤다. 93년부터는 방송 3사를 누볐다.

『인연이 따로 있나 봐요. SBS에서 함께 활동하자마자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으니까요』 SBS 「웃으면 좋아요」의 한 코너 「철없는 아내」에서 함께 출연한 남편 이봉원을 두고 한 말이다.

박미선은 요즘 「미달이 엄마」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요즘 유행한다는 삼행시(三行詩)가 말해준다. 「박_박영규의 부인, 미_미달이 엄마, 선_선우용녀 딸」이라고. 그녀는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는 편하게 마음을 먹지요. 내 자신이 즐겁게 연기하면 많은 사람이 웃지 않을까요』 그녀의 코미디철학이다.

방송가 PD들은 박미선을 「팔방미인」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오락 프로그램의 MC, 콩트 코미디의 코미디언, 시트콤의 연기자, 드라마의 탤런트로서 장르를 넘나들며 역할을 잘 소화하기 때문이다. 연기 패턴은 요란하거나 선이 굵지 않다. 요란한 동작이나 과장연기 없이 조용하게 차분한 표정과 개그로 시청자들을 웃긴다. 물론 지적 사항도 있다. 너무 연기가 밋밋하고 단선적인 색깔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1년 전 일본으로 공부하러 떠난 남편을 대신해 시부모도 모시고 두아이 유리(6), 성엽(4)을 키우는 가장 노릇을 한다. 시부모 모시는 것이 어려울 법도 하련만 『시부모님이 제 팬이예요. 제가 일을 편하게 하도록 최대한 도와주세요』라고 시부모 자랑이다. 남편에게는 매일 전화한다. 『집안 걱정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해요. 남편의 공부가 나중에 프로그램에 발휘될 겁니다』

나이 들어서는 자신의 이름으로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다는 게 희망이다. 『시청자들이 코미디는 저질이라고 비판만 하는데 저질 고품질 등 다양한 코미디의 밥상에서 고르는 시청자의 안목도 필요해요』 라고 코미디 애정론을 펼친다.

◇내가 본 박미선

「사랑의 스튜디오」에서 처음 만난 박미선은 공동 MC와 출연자들을 편하게 해주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절대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상대방을 내세우는 겸양이 오늘의 그녀를 만든 것 같다.

개그 우먼으로서의 뛰어난 자질을 방송사 사정으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백분 살리지 못한 점이 아쉽다. 콩트 코미디 등에서 연기를 많이 했으면 한다. 한 사람의 팬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연기가 너무 정적으로 흘러 역동성이 부족한 점을 보완했으면 하는 것이다.

/임성훈

그녀를 보면 바로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한참을 보고 있노라면 길고 여운이 남는 웃음이 나온다. 동료로, 부부로 진정한 동반자의 길을 가는 박미선·이봉원 부부.

1989년 스탠딩 개그 「별난 여자」는 오늘의 박미선을 만들었다.

◇주요 출연 프로그램

1989년 「일요일 일요일 밤에」

「청춘행진곡(MBC연기대상 코미디부문 신인상)

1992년 「코미디 전망대」(SBS)

1993년 「웃으면 좋아요」(SBS)

1994년 「퍼즐 특급열차」(KBS)

1995년 「도전 지구탐험대」(KBS)

「김흥국 박미선의 특급작전」(MBC라디오·진행중)

1998년 「순풍산부인과」(SBS·출연중)

1999년 「사랑의 스튜디오」(MBC·출연중)

「시사터치 코미디파일」(KBS·출연중)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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