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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만든 '게임' 벤처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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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만든 '게임' 벤처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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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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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첨단 소프트웨어에 상상력과 비판능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철학자가 컴퓨터게임으로 벤처기업을 만들었다. 지난해 12월말 논리학 교육소프트웨어 개발 및 논리학 PC게임 개발 벤처기업 「오란디프」를 세운 서울대 철학과 김영정(金泳楨·45)교수는 서울대 인문대 교수 연구실 창업 1호. 11명의 투자자 역시 모두 서울대 인문대 교수들이다.

『게임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논리학의 기본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습니다』 김교수가 꿈꾸는 철학과 첨단기술의 첫 만남은 올해 말 출시될 컴퓨터게임 「하데스의 진자」. 우주를 규율하는 하데스의 진자(振子·추)의 균형이 깨져 논리적 사고를 마비시키는 질병이 온 우주로 퍼져 나가자 이를 바로잡기 위해 게이머가 논리모험을 떠난다는 교육과 오락이 결합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게임이다.

『그 남자가 날 사랑하지 않는대요. 날 미워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다니…』라며 혼절하는 여성을 만나면 「흑백논리의 오류」라고 쓰인 약을 먹여야 하는 등 논리학의 기본지식을 적용하도록 구성돼 게임을 마치면 논리학의 기본을 완전히 터득할 수 있게 된다.

85년 미국 브라운대에서 「논리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88년 서울대에 부임해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연구해온 김교수는 『0과 1의 조합으로 이뤄진 컴퓨터는 철학, 논리학과 가장 가까운 친구다. 컴퓨터와 철학을 결합시키면 교육용은 물론, 상업적으로도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94년 혼자 힘으로 교육용 논리학 소프트웨어인 「로지션(Logician)」을 개발, 처음으로 전산실에서 컴퓨터를 이용하는 논리학 수업을 진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회사 수익금으로 학문후속세대들이 경제적 걱정없이 학문에만 정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김교수가 대중용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선 98년 7월 이후 김교수의 뜻에 공감한 인문대 교수 11명이 『철학과 인문학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계기』라며 7,000여만원의 자본금을 출연 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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