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정상근무일인 3일 정부 부처와 기업, 병·의원 등에서는 당초 우려와 달리 Y2K(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자 안도하면서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느라 긴장을 풀지 못했다.행정자치부 Y2K 비상대책반은 중앙부처와 각 시·도의 행정자동화시스템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자 이날 오후 7시 정상운영을 선언했다. 국방부도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2일 오후2시 「Y2K 이상무」를 선언했으나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 4일 오후까지 비상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1일 정상운영을 선언한 항공 분야도 연휴중 크게 줄었던 운항편수가 이날부터 늘어남에 따라 과부하로 인한 사고발생 가능성에 대비하느라 분주했다.
마지막 남은 고비는 나흘간의 휴무를 마치고 4일 일제히 문을 여는 금융 분야. 한국은행 Y2K 비상대책반은 3일 최종점검 결과, 금융기관간 온라인시스템이나 홈뱅킹, 폰뱅킹 등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Y2K 정부종합상황실에 접수된 Y2K 관련 사고는 전국에서 10여건으로, 1일 발생한 경기 평촌 목련3단지 우성아파트 난방제어장치 중단 사고 외에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경미한 사고에 그쳤다.
추가 접수된 사고로는 인천 모약국에서 2일 오후 의료보험 입력이 안돼 보험료 청구에 차질을 발생했으며, 3일 오전 경기 수원의 한 부동산에서는 부동산 정보관리시스템이 작동을 멈췄으나 바로 업그레이드해 문제가 해결됐다.
이밖에 지난달 초 Y2K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삼성전자 「애니콜」 휴대폰 단말기 보유 고객중 일부가 업그레이드를 제때 받지 않아 문자메시지 수신시 글자가 깨지거나 수신 날짜가 잘못 표시되는 바람에 불편을 겪었다.
한편 이날까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Y2K와 관련해 큰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자 PC통신과 인터넷 등에서는 「정보통신장비 공급을 장악한 미국의 호들갑에 속아 해결비용을 과다지출했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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