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막판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여야의 불협화음속에 아슬아슬하게 진행되던 정기국회는 16일 오후 갑작스레 불거져 나온 「언론문건 국정조사」암초에 부딪치면서 올스톱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여야 총무회담서 정형근(鄭亨根)의원이 「조건없이」 증인으로 나설 뜻을 밝힌 만큼 즉각 국정조사에 들어갈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여당은 『정기국회 폐회를 이틀 남기고 국정조사에 임하겠다고 하는 것은 검찰 구속을 피하려는 의도』라며 거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부영(李富榮)총무는 회담 결렬 후 곧바로 『이날 예정됐던 예결위를 포함, 모든 국회 활동을 중단한다』고 선언했고, 이에 대해 박상천(朴相千)총무는 『국회는 재적의원 과반수로 운영되는 것』 이라고 받아치며 단독 운영 방침까지 시사했다.
여야가 이처럼 내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까닭이 있는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정의원의 발언을 치밀한 계산끝에 나온 대여 공세로 단정하고 있다. 신당 창당의 팡파레를 방해하기 위해 야당이 굿판을 벌이려는 의도로 판단 한 것. 갈 수 있는 데 까지 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 국정조사야 말로 여권의 신당에 맞불을 놓을 수 있는 최적의 카드인 까닭에 성과없이 물러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야가 한치 양보없는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이날까지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정기국회가 파국으로까지 치달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야가 최소한의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세기 마지막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마감되는 데 대해 여야 모두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부영총무가 『17일 오전까지 여당의 태도변화를 기다리겠다』며 「시한부 보이콧」임을 강조한 것도 타개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17일 열릴 오전 중에 열릴 여야총무회담에서 새해예산안통과등 정기국회의 마무리방안과 페회후 임시국회 소집이라는 극적인 카드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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